환경오염문제 불구 사회적 합의하에 적극적 개발 이뤄질 것

우리나라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 대응 필요

2000년대 고유가와 채굴기술 발전에 따라 개발되기 시작한 셰일가스가 최근 경제성을 가진 대체에너지로 부상하면서 세계 에너지시장의 판도를 바꿀 가스 혁명을 가져올 전망이다.
셰일가스 매장량은 천연가스 매장량의 40% 수준이며, 채굴 가능 매장량은 전 세계가 125년간 소비할 수 있는 양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으로 셰일가스의 대량생산은 세계 천연가스 가격을 하향 안정화시키고 에너지 관련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산업에도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연구센터 박광순 선임연구위원과 국제산업협력센터 신윤성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셰일가스 개발붐이 우리나라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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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대응과 자원안보 위한 셰일가스 개발 본격화

셰일가스란?
모래와 진흙이 퇴적되어 형성된 셰일 층에 함유되어 있는 메탄가스로서 타이트샌드가스(Tight Sand Gas), 탄층가스(Coal-seam Gas)와 함께 비전통 에너지자원으로 분류된다.
셰일가스는 전통적인 에너지원인 원유와 천연가스와는 달리 지하 1000m 이하에 광범위하게 산포되어 있는 투과성이 낮은 셰일암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개발 비용이 높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개발 가능한 셰일가스매장량은 천연가스매장량의 40%인 총 6622tcf(trillion cubic feet)로 전 세계가 125년간 소비할 수 있는 양으로 추정되고 있다.·셰일가스는 중동과 러시아에 주로 매장된 천연가스와 달리 전 세계에 고루 분포하고 특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중국과 미국에 각각 1275tcf, 862tcf의 많은 양이 매장돼 있다.

셰일가스 개발 기술
셰일가스는 2000년대 고유가에 대한 대응노력과 채굴기술의 발전으로 경제성을 가진 대체에너지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2005년에 수평시추법과 수압파쇄법기술의 결합을 통하여 미국 텍사스바넷(Barnett)지역의 셰일가스개발에 성공했다.
·수평시추법(Horizontal drilling)은 시추관을 가스층과 유정에 수평으로 삽입하여 표면적을 높여 채굴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이며, 수압파쇄법(Hydraulic fracturing)은 물, 모래, 세라믹으로 이루어진 화합물을 고압(500~1000기압)으로 가스층에 분사하여 균열을 일으킴으로써 가스를 채굴하는 기술이다.
두 기술의 결합으로 채굴비용이 100만BTU(British Thermal Unit)당 최소 3달러 수준까지 하락하여 천연가스의 채굴비용인 2달러에 근접함으로써 개발의 경제성이 크게 개선됐다.
미국의 가스생산에서 셰일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대 1%로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2000년대 이후 급속히 증가하여 2010년에는 24.1% 를 기록했다.

셰일가스 개발과정 최대 난제는 환경오염

본격적인 셰일가스개발의 가장 큰애로는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문제를 들 수 있다.
수압파쇄법은 기존의 시추방법에 비해 1000배 이상의 용수가 필요하여 개발지역의 수자원을 심각하게 고갈시킬 뿐만 아니라 0.5%의 화학첨가물이 지하수를 오염시킬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수평시추법과 수압파쇄법의 결합기술은 지반약화를 초래하여 지진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며, 채굴시 메탄가스누출에 따른 대기오염의 위험이 존재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는 비전통 가스개발이 유발하는 환경오염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메이저석유회사의 셰일가스개발 참여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2011년 6월 뉴욕타임즈는 천연가스정은 30년간 채굴이 가능하나 셰일가스정은 10년 이내에 고갈되어 실제 생산비용이 발표치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IEA에 따르면 환경비용의 증가로 개발비용이 7%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셰일가스개발로 인한 세계에너지시장의 변화를 시나리오별로 전망하고 있다.

IEA 낙관론, 비관론 두 시나리오 제시

셰일가스개발낙관론Golden Rules Case)에 따르면 환경오염에 대한 사회적 합의하에 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가스 수입국인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으로 세계가스시장은 판매자 중심에서 구매자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수요는 값싼 셰일가스의 공급으로 2035년까지 50%이상 상승하여 가스가 세계에너지구성의 25% 이상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에너지수요에서 석유와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에 각각 32%, 28%이였으나 2035년에는 가스의 대체효과로 인해 각각 27%, 24%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력은 셰일가스의 대체로 인해 성장이 크게 둔화될 것이며, 신재생에너지는 저가의 대규모 셰일가스공급에도 불구하고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셰일가스개발비관론(Low Unconventional Case)의 경우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로 셰일가스개발이 정체될 것이며, 셰일가스개발이 부진할 경우 석탄, 석유, 가스 등 전통적인 에너지원의 수급비중은 그대로 유지되나 수력과 바이오매스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중국 중심으로 셰일가스개발 적극 추진

미국은 절대적인 우위를 가진 셰일가스탐사와 채굴기술을 바탕으로 가스 수출국으로 전환될 것이다. 석유메이저가 자본과 기술을 투입함으로써 손익분기점이 1000ft3당 11.50달러에서 6.80달러까지 크게 개선된다.
선진화된 가스인프라를 활용함으로써 셰일가스의 저장, 액화처리, 수송 등 가치사슬에서 기존수출국과의 시장경쟁에서 비교우위를 가진다. 미국은 2010년 가스수입의 11%를 셰일가스로 대체하였고 2016년에는 1.1bcf(billion cubic feet)를 수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에너지국(DOE)은 2011년 천연가스의 수출을 제한하는 규제를 풀어 LNG의 수출을 승인했다.·이에 한국가스공사는 2017년부터 20년 동안 연간 350만톤의 가스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셰일가스의 세계 매장량 1위인 중국은 가스개발로 국내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외국기술과 자본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중국은 2013년에 천연가스 소비의 37%를 자국에서 생산된 셰일가스로 대체하고 에너지원 중 천연가스의 비중을 2008년 2.7%에서 2020년 5.2%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2011년 11월 ‘미중친환경에너지협력방안’을 통해 셰일가스개발에 필요한 투자와 기술이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유럽계 Shell은 올해 11월부터 쓰촨성 셰일가스개발을 시작하고 미국의 ExxonMobil과 Chesapeake도 중부 내륙지역 가스개발에 참여할 예정이다.
중국정부는 2015년부터 상업생산을 목표로 올해 가스광구 분양권을 4개에서 25개로 늘려 민간 기업에 채굴을 승인한 상태이다.
유럽은 환경문제로 셰일가스개발에 부정적이나 메이저 석유회사를 중심으로 개발에 착수하여 2015년까지 유럽소비의 6%를 공급하고 2020년까지 2015년 수준의 4배 이상으로 증산할 계획이다.
독일과 헝가리는 ExxonMobil에 개발권을 부여하고 올해부터 셰일가스 시추를 시작했으며, 스웨덴은 Shell, 프랑스는 Devon, 영국은 Euro Energy와 함께 셰일가스 탐사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폴란드는 낮은 환경규제로 셰일가스개발이 유럽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 중이며, 정부는 탐사 광구수를 확대하기 위해 109개의 개발권을 발급하여 2014년부터 셰일가스의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셰일가스 개발로 에너지 관련 산업 변화 예상

전력산업에서는 가격과 온실가스 배출면에서 비교우위가 있는 천연가스가 주요 발전연료인 석탄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셰일가스개발로 가스가격이 하향 안정화됨에 따라 세계 전력생산원료 중 천연가스의 비중이 2008년 22%에서 2035년 24%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산업에서는 천연가스가 석유를 대체하여 생산원료로 사용될 것이며, 셰일가스 생산국인 미국과 중국의 석유화학산업은 값싼 천연가스원료 사용에 따른 가격 경쟁력 강화로 중저가시장에서도 비교우위를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플랜트산업의 경우 셰일가스의 가치사슬에 관련된 설비개발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IEA의 전망에 따르면 2035년까지 100만개 이상의 새로운 시추가 실시되어 가스개발플랜트의 발주가 증대될 것이다.
가스의 저장과 운송을 위한 기화·액화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 기계산업의 시장수요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으며, 중동, 러시아, 호주 등 기존 수출국의 공급확대에 필요한 가스인프라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셰일가스 개발, 우리 산업 파급 영향 클 듯

향후 전 세계적으로 셰일가스개발이 급증함에 따라 가스의 생산, 저장, 소비 등 가치사슬에 관련된 우리나라 산업의 수출이 늘어날 것이다.
셰일가스개발은 단기적으로 채굴기계산업의 수출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며, 셰일가스 생산설비에 필요한 감속기, 가스압축기, 굴삭기 등 기계산업의 수요가 증대될 것이다.
중국의 셰일가스개발과 생산이 늘어나면서 기술의 비교우위를 가진 한국의 채굴기계 산업의 수출증가도 기대된다.
특수강산업의 경우 셰일가스 개발붐에 따라 고급 에너지 강재의 수요가 2012년 6000만톤에서 2015년에는 8000만톤으로 증가하고 가스저장을 위한 압력용기강의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관산업은 가스라인 파이프 수요증가로 대미수출이 늘어나고 있고 미국시장 점유율도 2008년 11%에서 2011년에 27.6%로 상승했다. 천연가스관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미국의 ‘파이프라인 안전법(Pipeline Safety Law)’의 발효로 자동밸브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스의 국가간 거래가 50% 이상 확대되어 가스운송 관련 조선산업의 특수가 예상되며, LNG선의 발주가 증가하면서 액화처리용 보냉재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육상에서는 액화된 천연가스의 저장 및 처리설비의 비용이 높아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설비(LNG-FSRU)의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가스중심으로 세계 에너지산업이 재편되면서 우리나라 플랜트산업은 중장기적으로 시장 환경의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가스는 연료가격 및 온실가스배출량 측면의 경쟁우위에 힘입어 석탄을 대체할 것이다.
2011년 일본원전사고와 그에 따른 원자력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가스발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열회수장치는 열병합발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핵심시스템으로 가스발전의 확대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이며, 셰일가스의 생산지인 북미를 중심으로 석유에서 분리한 나프타 대신에 가스를 원료로 하는 가스화학 플랜트의 발주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은 저가의 셰일가스를 원료로 사용한 중국과 미국기업이 가격경쟁력을 가질 경우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은 원유에서 추출되는 나프타를 주원료로 사용하고 있어 저렴한 가스를 이용한 생산설비투자와 저가 가스자원의 확보를 위해 공장의 해외진출과 가스개발 사업 참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도 가스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의 개발과 생산을 위한 투자증대 필요성이 높아졌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현재 파키스탄, 이란, 아르헨티나, 브라질, 인도 등 5개국이 천연가스를 자동차용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IEA의 전망에 따르면 향후 미국과 인도가 도로교통용으로 가스소비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셰일가스는 도로교통용 원료로 2035년까지 현재 소비량의 6배 이상 증가한 150bcm(billion cubic meter)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세일가스 개발붐과 파급효과에 따른 적극적 대응노력 필요

향후 셰일가스개발과 공급확대로 인한 세계 에너지시장의 변화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석유와 석탄의 비중감소와 셰일가스 공급확대는 세계 에너지시장의 공급량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 에너지시장에서 구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동중심의 수입선을 다각화할 수 있도록 셰일가스 매장지역에 대한 연구가 요구된다.
또한 셰일가스를 포함한 비전통 에너지자원에 대한 투자와 지분참여가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FTA의 일종인 TPP(Trans-Pacific Partnership)를 통해 미국과 캐나다의 셰일가스개발에 대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전통적인 에너지원인 천연가스개발에 투자가 집중되어 있는 우리나라는 한미 FTA를 활용하여 셰일가스개발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석유중심에서 가스중심으로 재편되는 세계 에너지시장에 대한 정부와 관련업계의 적극적 대응이 요구된다. 즉, 셰일가스의 가치사슬에 관련된 산업과 기업의 시장진출과 기술개발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본격화될 셰일가스 생산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별 파급효과와 전략에 대한 체계적인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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