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재근 교수
▲ 류재근 교수

 

 

류재근 박사(MPH, Ph.D)
한국교통대학교 석좌교수




미세먼지란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 1㎛=1000분의 1㎜)이하의 먼지로서 PM(Particulate Matter)2.5라고 하는데, 최근 몇 년간 언론에서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중국, 몽골사막으로부터 날아오는 황사와 자동차나 공장, 가정 등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주요 원인인 이 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되면서 그 영향이 나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산둥반도 공업지대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 속에는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중국 발 미세먼지는 우리 주변의 대기오염물질과 함께 섞여 농도가 높아진다. 송홧가루, 삼나무 꽃가루, 돼지풀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한 꽃가루가 날리고, 가을 추수 후에는 밭의 흙이 비산하여 대기오염이 악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로변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주로 보도블록, 담벼락, 지붕, 가로수, 화단의 화초 등에 붙어 알게 모르게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과거 필자가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강의를 들을 때만해도 미세먼지가 0.5㎛ 이하면 진폐증이 발생하기에 이를 직업병으로 분류하였다.

그런데 1980년 이후 발전소,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시설, 도시화, 건축공사장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증가함에 따라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피부·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의 유발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도 과거 PM10.0 부유먼지까지 관리하던 것을 이제는 입자크기가 더 작은 PM2.5 미세먼지까지 그 범위를 강화하여 관리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보고서(2014년)에 따르면 한 해에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수가 700만 명에 이르고, 국제암연구소(2013년)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바 있다. 미세먼지가 ‘은밀한 살인자’라고 불리는 이유다.

이와 같이 미세먼지의 위해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예전에는 황사가 불어오는 시기에나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많았으나, 요사이는 평상시에도 일기예보에 따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엔 마스크를 쓰거나 외출을 자제하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등 일상의 모습까지 바뀌고 있다.

이러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도심에 숲을 조성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마이크로시스티스(남조류) 현미경 사진.
▲ 마이크로시스티스(남조류) 현미경 사진.
▲ Mold(균사 형태를 현미경으로 관찰).
▲ Mold(균사 형태를 현미경으로 관찰).

 

 

 

 

 


 

▲ 마이크로시스티스(남조류를 현미경으로 관찰).
▲ 마이크로시스티스(남조류를 현미경으로 관찰).
▲ 곰팡이의 형태.
▲ 곰팡이의 형태.

 

 

 

 

 


 

▲ 마이크로시스티스의 공기주머니와 균체.
▲ 마이크로시스티스의 공기주머니와 균체.

특히 지의류(lichens, 地衣類)는 대기오염 저감에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지의류는 균류(菌類)와 조류(藻類)가 복합체가 되어 공생하는 식물군으로서, 지구 어디에서든지 심지어 우주공간에서도 살 수 있는 강인한 생명력이 특징이다.

또한 지의류는 아황산가스의 농도가 0.03ppm 이상이 되면 사라지기 시작할 정도로 대기오염에 민감한 지표생물이기도 하다.

▲ 선릉지역 가로수 받침대 주위의 지의류.
▲ 선릉지역 가로수 받침대 주위의 지의류.
▲ 선릉지역 도로변 보도블럭의 지의류.
▲ 선릉지역 도로변 보도블럭의 지의류.

 

 

 

 

▲ 보도블럭 주위 지의류.
▲ 보도블럭 주위 지의류.


 

 

 

 


 

▲ 맨홀 뚜껑 옆 지의류.
▲ 맨홀 뚜껑 옆 지의류.

1980년도에는 냉·난방의 원료인 석탄, 벙커시유와 산업화의 영향으로 아황산가스(SO2)가 0.1ppm을 육박함에 따라 서울에서 지의류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으나, 2010년 이후 도시 가스와 LNG가 보급되면서 아황산가스가 감소하자 지의류가 보도블록에 군데군데 자라기 시작했다.


 

▲ 도로변 보도블럭 지의류.
▲ 도로변 보도블럭 지의류.

지의류는 탄소동화작용(carbon dioxide assimilation)을 통해 미세먼지의 유기물, 무기물, 유해물질을 분해하여 대기를 정화하거나, 대기 중의 미세먼지가 아침이슬과 함께 보도블록이나 나무에 떨어지면 미세먼지의 오염물질을 정화하고 하천오염도 저감시킨다.

이처럼 지의류는 자라면서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도심에 산소도 공급하기 때문에 깨끗하고 쾌적한 공기를 만드는 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독일이나 영국 등 유럽 국가에서는 지의류를 보도블록에 심어 미세먼지 저감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 들어 서울의 대기오염이 매우 심각하다는 외신보도가 잇따랐다.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의 심각성이 나날이 증가하는 가운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부터라도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 주택가 보도블럭 지의류.
▲ 주택가 보도블럭 지의류.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져 도심의 주택가, 상점, 사무실 주변에 지의류나 잡풀이 잘 자라도록 보호하는 운동이 전개되길 기대한다.

이와 동시에 국가는 지의류나 나무, 꽃 등을 심어 도시 녹지 조성 및 생태 환경 개선에 조금이라도 일조한 개인이나 기관에 대해 인센티브를 줄 수 있어야 하며, 도시 녹지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운동화하고 장려해야 한다.

아울러 언론기관 종사자와 정책 결정자부터 지의류에 대한 생태적 원리를 배워 대국민 교육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환경운동으로서 지의류 살리기 운동을 생활화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

더 늦기 전에 ‘지의류 살리기 운동’에 적극 동참할 것을 제언한다.

<참좋은환경에 게재되는 전문가기고의 경우 본지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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