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들 탈핵 선언

탈핵을 공약했던 문재인 정부는 현재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에 대해 공론화 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미래세대인 아이들에게는 발언과 참여의 기회가 없다.

또한 이번 주말 실시되는 2박 3일의 합숙토론 역시 영유아 및 학령기 자녀를 둔 엄마·아빠들이 참여하기 힘든 방식으로, 미래세대를 대변할 길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11일 오전 광화문 광장 남쪽 끝(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정치하는엄마들, 초록을 그리다-for earth 외 17개 단체미래세대가 주최한 ‘탈핵 엄마 아빠 선언’에서 배제된 공론화 과정의 모순을 극복하고자 엄마, 아빠들이 직접 나서 탈핵선언을 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화문 광장에 모인 엄마, 아빠, 아이들은 “아이들에게 권력이 있다면, 아이들은 핵 없는 세상을 선택할 것입니다”라는 모토로 선언에 임했다.

이들은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현존하는 핵발전소 주변지역 거주 주민들과 아이들은 갑상선 암 등 건강 피해를 입고 있다’며 핵발전소 부작용은 미래가 아닌 현재진행형임을 꼬집었다.

▲ 정치하는엄마들의 강미정 기획위원이 아이를 업은 채 초대형 붓글씨 ‘탈핵 엄마·아빠 선언, 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상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정치하는엄마들의 강미정 기획위원이 아이를 업은 채 초대형 붓글씨 ‘탈핵 엄마·아빠 선언, 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상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그리고 핵발전소는 가동이 시작되는 순간 그 자체로 거대한 핵폐기물이 되어 미래세대에게 수십만 년 간 처리 곤란한 짐이 되기 때문에,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은 물론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4호기의 가동 포기도 요구했다.

특히 “2013년 10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활동했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아직도 핵폐기물의 처리·보관의 문제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며 핵폐기물에 대한 인식이 부재한 상태에서 탈핵에너지전환을 결정하게 하는 것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민주적인 방식의 사용후핵연료 재공론화 이후에 탈핵의 시기를 결정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 황분희 월성원전인접지역이주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 황분희 월성원전인접지역이주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분희 부위원장(월성원전인접지역이주대책위원회)은 “2016년 마을 주민 40명의 소변 검사를 했는데, 전원으로부터 평균치 이상의 삼중수소(인공 방사능)이 검출됐다. 수돗물 안 먹고 생수만 사 먹였는데, 5살 밖에 안 된 우리 손자한테서도 나왔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 그래서 고향을 버리고 탈출하고 싶어도 이주 대책이 없다.”며 건강 피해와 환경 피해가 현재진행형임을 증언했다.

또한 “10~20년 후에 내 손자도 나처럼 암에 걸리면 어떡하나 피가 마른다. 전국의 엄마, 아빠들이 아이들을 위해서 탈핵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조혜영 기자>

저작권자 © 참좋은환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