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적 대응하는 환경부, 어떻게 통합물관리 수행할 지 의문

모내기철까지 농업용수 걱정 없다
상주보 수문 더 열어라 낙동강이 춤을 출 것이다

환경부가 지난 3월 9일 상주보 개방을 결정했다. 그리고 그날 오후 2시경부터 상주보의 수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개방 폭이란 것이 기대 이하로 대단히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이른바 지하수 제약수위까지만 개방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개방에 따라 최대가 1.7미터 수위가 내려간다. 그것도 단계적으로 서서히 내렸다가 다음 달인 4월초 다시 수위를 회복하겠다는 것이 환경부의 계획이다.

대단히 실망스러운 개방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이럴 정도로 개방할 거면 개방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대충 환경단체들의 주장을 마지못해 들어주는 척하면 무마하려는 것인가?

상주보는 낙동강의 최상류에 있는 보로서 수문개방을 통해 이른바 ‘4대강 재자연화’ 효과를 가장 극명하게 볼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어떠한 보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는 보라 할 수 있다.

상주보 지역 4대강사업 전 후 비교 사진

▲ 4대강사업 이전 낙동강 <사진=2009년 대구환경운동연합>
▲ 4대강사업 이전 낙동강 <사진=2009년 대구환경운동연합>
▲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 <사진=2017년 10월 대구환경운동연합>
▲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 <사진=2017년 10월 대구환경운동연합>

더군다나 이른바 지하수 제약수위까지가 아니라 취수제약 수위 정도까지 내려도 아무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상주보 상류 지역에는 시설농이 없고 대부분 논농사여서 모내기철이 돌아올 때까지 농업용수를 쓸 일이 없다. 따라서 취수제약 수위인 해발 43미터까지 수위를 내려도 아무 지장이 없다.

즉 상주보 관리수위가 해발 47미터니 약 4미터 정도는 수위를 내릴 수 있는 것이다. 그 정도로 개방을 해본다면 낙동강 상류는 이전 모습으로 거의 재연될 수 있을 것으로, 이른바 4대강 재자연화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곳이었다.

더구나 고작 한 달 정도의 한시적 개방이라니.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

더군다나 낙동강 8개 보들은 현재 지난 11월 13일의 2차 수문개방에서 모두 제외되어 있다.

그나마 열렸던 2개 보의 수문도 지난 2월 2일부터 모두 닫혔다. 결국 2차 개방으로 낙동강에서 열려있는 보는 없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보가 상주보인데, 그 개방 수준이란 것이 ‘찔끔 개방’ 수준이니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환경부가 왜 이렇게 소극적인지 알 수가 없다.

앞으로 대통령 공약사항인 ‘4대강 재자연화’ 실행의 주무 부서이자 통합물관리를 해나가야 할 부서가 소극적으로 일관해서야 어떻게 하자는 것인가? 이 나라의 하천관리를 맡을 역량이 못 된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하는 셈인가?

환경부를 믿지 못하게 되는 이유다. 지난 2월 2일 합천창녕보 수문을 닫아걸 때도 환경부는 정확한 사실관계도 확인해보지 않고 일부 농민들의 일방적 주장에 놀아나 지금까지도 닫지 않아도 될 수문을 닫아거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였다.

당시는 수문개방에 따라 수질을 정화시켜주는 모래톱이 드러나고 새와 수달이 돌아오는 놀라운 생태환경의 변화를 보이던 때로 낙동강이 비로소 강다워지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런 낙동강을 환경부의 판단 잘못으로 다시 죽음의 호수로 되돌려놓고 만 것이다.

이번에도 일부 주민들이 주장에 놀아날 것인가? 물론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이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세력들은 어디에 가나 있는 것이고 그들의 과도한 주장을 설득하는 것은 환경부의 역량이다. 그 비난이 두려워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환경부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래서야 앞으로 우리 하천을 관리해야 할 주무부서로의 환경부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는가?

이 나라 수자원과 하천을 관리해야 할 주체로서의 환경부가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과감한 결단을 해나갔으면 한다. 좌고우면하며 이 눈치 저 눈치 보지 말고 정도로 가면 된다.

따라서 상주보 수문개방의 폭은 수정돼야 한다. 상주보 수문을 더 열어라. 낙동강이 되살아난다. 낙동강의 뭇생명들이 춤을 출 것이다. 제발 환경부가 환경부다워 질 수 있기를 거듭 촉구한다.

2018년 3월 12일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 류성원·차윤재·김상화·문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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