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강릉 안인 석탄발전소 금융 중단 캠페인

국내에서 건설되는 마지막 석탄발전소 사업에 4조5000억 원에 달하는 최대 규모의 금융조달을 앞두고 기업이 시민의 호흡권을 담보로 이익 추구에 혈안이 되었다며 환경단체가 비판하고 나섰다.

환경운동연합은 20일 KB국민은행 명동본점 앞에서 강릉 안인 석탄발전소 사업에 대한 금융조달 중단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펼쳤다.

총 2080MW 설비 규모의 안인 석탄발전소는 2016년 공사계획인가에도 현재까지도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채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관건으로 남아있다.

미세먼지는 국민들이 가장 심각히 우려하는 공중보건 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국내 1위의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이 대표적 미세먼지 배출원인 석탄발전소 투자에 앞장서는 것과 관련해 환경운동연합은 항의를 전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다량의 미세먼지 배출로 인해 국민들의 숨 쉬기가 힘들어질수록 석탄발전소에 투자한 기업들은 이익을 올리는 셈”이라며 “금융계가 말로만 환경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을 외치지 말고 대표적인 반환경 사업에 대한 투자를 당장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 환경운동연합이 20일 KB국민은행 명동본점 앞에서 강릉 안인 석탄발전소 사업에 대한 금융조달 중단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환경운동연합이 20일 KB국민은행 명동본점 앞에서 강릉 안인 석탄발전소 사업에 대한 금융조달 중단을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앞서 2016년 말 신한은행과 함께 경남 고성하이 석탄발전소 사업에 약 4조 원 규모의 금융주선을 맡았다.

당시 KB국민은행은 고성하이 석탄발전소 투자와 관련해 높은 발전효율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했고 대기오염물질 저감 성능을 강화한 발전소라며 투자를 합리화했다.

하지만 최신 설비를 갖춘 신규 석탄발전소조차 다량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로 인해 심각한 국민 건강을 일으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국내 석탄발전소 미세먼지(PM2.5) 배출로 인해 해마다 1000명 이상이 조기 사망하는 가운데 강릉안인 석탄발전소가 가동된다면 추가로 40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이 최근 몇 년간 국내 석탄발전소 건설 사업에 수조 원의 자금조달에 앞장선 가운데 기후변화 대응 우수 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아이러니다.

KB금융그룹은 “환경에 미치는 금융의 영향력을 고려하여 다양한 녹색금융 상품을 제공하고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며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의 2017년 기후변화 대응 우수 금융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정작 KB국민은행이 기후변화와 대기오염의 대표적인 주범인 석탄발전소 투자를 이끌었던 것은 에너지 부문에 대한 실질적이고 책임성 있는 투자 정책이 부재하다는 의미다.

세계적으로 주요 금융기관들이 책임감 있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우선적으로 석탄 관련 투자를 중단하거나 철회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이 석탄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철회를 선언한 데 이어 도이치은행, 씨티그룹, BNP파리바, ING그룹 등 금융기관들이 잇따라 석탄발전 사업에 대해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했다.

다른 한편, 기후변화 대응 지원을 위한 녹색기후기금(GCF)과 같은 녹색금융이 활성화되고 재생에너지가 경제성을 확보하면서 금융투자는 에너지 전환의 흐름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금융조달을 앞둔 석탄발전소에 대한 금융 감시를 시작하며 시민들과 함께 투자 중단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환경운동연합은 공적금융기관인 산업은행에 대해서도 석탄 금융지원 중단에 나설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조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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