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 대상 기후·재난 비상 대응 국회토론회

기후·재난으로 인한 비상 시대! 무엇을 알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 미래통합당 성일종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환경재단이 주관한 ‘제21대 국회의원 당선자 대상-기후·재난 비상 대응 국회 토론회’가 지난 5월 12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됐다.

▲ “그린리더가 세상을 바꾼다”며 참석한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그린리더가 세상을 바꾼다”며 참석한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바이러스의 습격, 무엇을 알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를,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기후·재난 위기 시대 새로운 정책 대안’을,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은 ‘바이러스로 바뀐 세상’을,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팬데믹, 기후변화, 생물다양성’을 각각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개혁이 필요한 때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기후·재난으로 인한 피해는 20세기의 2차례 세계 대전과 1930년대 세계 경제공항보다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며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7위인 우리나라는 개혁이 필요하다. 이제는 정말로 정부, 국회, 지자체, 기업 그리고 시민사회가 힘을 합쳐 행동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최열 이사장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며 심각한 경제위기를 낳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민적인 역동성을 발휘하며 모범사례가 되었으며, 포스트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위축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정부는 대규모 재정투자와 제도 개선 병행을 통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해 융·복합 산업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경기 부양을 위해 과거 방법대로 토목사업이나 에너지 다소비형산업을 다시 살리는 것은 기후재난시대에 더 큰 재앙을 가져올 수 있다.

▲ 최 열 환경재단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최 열 환경재단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최열 이사장은 “쾌적한 환경에서 강한 경제가 나오며 21세기는 환경이 제2의 반도체가 된다고 확신한다”며 “우리나라도 이번 기회를 통해 그린 뉴딜정책으로 전환해서 석탄 화력은 감축하고 태양광과 해상풍력사업에 정부의 재정 지원을 과감히 늘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빌딩과 주택의 단열과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대중교통시스템을 적극 늘리고 전기차, 수소차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지 않는다면 2030년에는 전 세계가 기후·재난으로 인해 26조 달러, 한화로 2경2000원,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의 20배가 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되어야 할 것이라는 게 최열 이사장의 견해다. 그리고 30년 후인 2050년이면 기후난민이 10억 명, 여름철 최고기온 평균이 35℃ 이상인 도시가 970개로 늘고 전 세계 50억이 물 부족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후변화 적절 대응 못하면 위협받을 것”

김한정 국회의원은 환영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충격은 가늠하기 힘들 정도이며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은 반환경적 화석연료에 의존한 인류문명이 이대로는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는 강력한 경고도 함께 주고 있다. 국제기구와 전문가들은 코로나19보다 훨씬 더 강력한 기후위기가 지구를 위협할 것이라 경고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지난 50년 동안 기후변화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커졌다고 보고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이 기록상 가장 뜨거웠고, 이산화탄소 농도는 1970년보다 약 26% 높아져 지구 평균기온을 상승시키고 있다고 한다.

▲ 김한정 의원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 김한정 의원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무려 1.1℃ 상승한 14.97℃가 되었다. 맥켄지 보고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지구촌 경제의 손실액이 수천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반복하여 이어지고 있는 기후재난과 전염병의 확산은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의 북극권 산불, 슈퍼 허리케인과 극심한 홍수, 가뭄과 기아, 아마존 산불, 올해의 호주 대형 산불, 동아프리카와 중국의 메뚜기 떼 재앙, 그리고 전 서계에 창궐한 코로나-19 등은 모두 기후변화로 인하거나 증폭된 현상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한정 의원은 “앞으로 기후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면 수세기 동안 쌓아온 경제적 성공과 현재 문명은 토대에서부터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전후 많은 변화 예상

성일종 국회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2019년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은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박쥐로부터 옮겨진 것으로 추정되는 바이러스는 몇 달 사이 국경을 넘나들며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확산됐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했다. 이는 1968년의 홍콩 독감과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에 이은 세 번째 팬데믹 선언이었다.

현재 세계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400만 명을 돌파했고, 사망자 수는 27만 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들어 냈고, 우리 모두가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 상황을 만들었다.

또한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모범적인 방역체계로 주목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공개, 준비된 감염병 대응 체계, 그리고 민간·지자체의 적극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수단을 통해 코로나-19를 안정화 시켰다. 특히 확진자의 동선을 자세히 대중에게 공개하면서 전염병의 유행을 차단하는데 성공했다.

▲ 성일종 의원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 성일종 의원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19 관련 정부의 방역 대책은 메르스(중동 호흡기증후군, MERS) 사태의 학습효과가 발휘된 사례로 평가한다. 메르스 사태 이후 확진자 동선 공개 의무화, 음압 병상 확충, 그리고 국민들의 인식이 달라진 것이 코로나19 전파 속도를 늦출 수 있는 큰 원인으로 꼽았다.

성일종 의원은 또 “코로나19 전과 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디지털화의 가속화 등 비대면 경제활동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이미 우리는 화상 회의, 온라인 교육 등 비대면 사회를 경험하고 있다.

기후 위기 시대로의 진입

특히 이날 발제자로 나선 윤순진 서울대 교수는 ‘기후·재난위기 시대 새로운 정책 대안’에 대해 발표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윤순진 교수에 의하면 코로나19 위기의 충격, 온난화 증거와 극한 기후변화, 급격하고도 지속적인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 기후변화 온도 상승 전망과 잠재적 영향·위험, 2020년 지구적인 위험 경관, 유엔 기후변화협약 등은 기후위기 시대로의 진입을 방증하고 있다.

실제 세계 온실가스 배출 추세(1970~2010년)는 2000년 이후 10년 동안 가장 빠르게, 절대 배출량이 더욱 증가했다. 이산화탄소가 1970~2010년 총 배출량 증가의 78%를 차지했다. 1750~2010년 인위적 누적 이산화탄소 배출의 절반은 지난 40년 동안에 발생했다.

기후변화 해법, 에너지 전환

윤순진 교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 방향으로 에너지 사용의 효율성 증대, 저탄소 또는 탄소중립 에너지 사용 증대, 탄소흡수원 확대, 에너지 소비 절약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 2020년 5월 현재 세계적인 234개 기업들은 재생가능에너지 100% 목표를 선언했다.

에너지 전환이 기업의 생존 문제로 떠오른 것이다. 에너지 전환은 원자력과 화석연료 중심의 공급지향적 에너지 체제에서 에너지 효율 개선과 절약으로 에너지 수요를 줄이면서 재생가능에너지 비중을 높여가는 에너지 체제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에너지 체제는 사회 기술체계의 일종으로 물리적인 인공물+조직, 연구개발 프로그램, 규제 관련법 등을 모두 포함한다. 또 중앙 집중적인 시설 입지와 중앙집권적인 의사결정 방식에서 지역 분산적이고 민주적인 방향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에너지 전환의 배경은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문제, 핵발전의 위험성과 비경제성, 파리협정과 1.5℃ 목표, 환경 문제의 경제 문제화(환경규제 강화, RE 100 출현),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그리드 패러티(Grid parity) 근접 또는 달성,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동력(에너지 효율 개선과 재생가능에너지 일자리), 민주주의의 발달과 시민참여 확장 등이다.

또한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투자(모든 수력 포함)가 화석연료와 원자력에 대한 투자의 2배를 넘었다. 원자력의 8.2배, 화선연료의 2.9배에 달한다. 그리고 재생 전력 기술에 대한 투자가 모든 신규 발전설비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를 넘어

윤순진 교수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과제에 대해서도 전했다. 이에 따르면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에너지 전환은 2050년까지 전 세계 GDP를 약 100조 달러 증가시켜 코로나19 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17개 EU 회원국 기후 및 환경부장관들은 “그린 딜(Green Deal)을 활용해 코로나19를 극복해야 한다.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비용효율적인 녹색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그린 딜을 통해 지속가능한 기후중립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 발표 이후 유럽의회는 녹색회복동맹을 창설했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18명은 지도부에 코로나 대응정책 내 재생에너지 지원을 포함할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했다. 미국 뉴욕은 재생에너지 성장 및 지역 이익 촉진법을 승인했고, 영국 스코틀랜드는 풍력발전단지 수익금(매년 약 2100만 파운드)을 코로나 대응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에너지 전환 의한 에너지 뉴딜 방향

▲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윤 교수는 또 에너지 전환을 위한 에너지 뉴딜 방향을 제안했다. 윤 교수에 의하면 먼저 적극적인 2050년 감축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환경부는 ‘넷 제로’를 준비 중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공약으로 ‘넷 제로’ 추진을 선언했다. 때문에 선언을 넘어 목표 실현을 위한 과감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그리고 기기와 건물의 적극적인 에너지 효율 기준 강화와 지원이 필요하다.

세부적으로 (자가)열병합발전과 집단 에너지 확대, 기기의 효율 기준 향상 및 최저효율제 확대·강화(효율 개선 기술 개발을 위한 R&D 지원), 건물 에너지 효율 기준 강화, 대대적인 단열개선 지원사업 실시(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 등이 요구된다. 부처 통합형 복합민원처리 방식 도입도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정책 개발, 규제 개선, 실행계획 수립, 사업 지원, 인허가 등의 결정권한을 갖는 전담부처(또는 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대대적인 태양광 설치 확대 지원사업 실시도 필요하다.

세부적으로 학교 지붕 태양광 1GW 설치(1만개 학교에 100kW 규모), 영농형 태양광 적극 추진(작물농사+전기농사 동시 수행, 전체 경지면적 1%. 인근 농지 대비 작물 수확 80% 이상 기준, 안정적인 농가 수익 확보), 공공기관 태양광 설치 촉진(공사와 공단, 공공기관 유휴부지, 시설물 옥상, 주차장 활용) 등이다.

풍력발전 확대도 필요하다. RPS 제도 재평가와 FIT 제도 재도입도 요구된다. 이는 REC 단가의 하락과 불안정, RPS 이행대상기관이 소수이고 한전의 REC 정산에 따른 제도 실익 미흡, FIT 방식의 고정구매계약으로 재생에너지사업자의 사업 안전성 확보 등의 이유에서다. 이외에 송배전망 확장, 전기·수소차 확대 사업 등도 요구된다.

윤순진 교수는 “사과나무 한 그루 심는 마음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설비를 우리 모두 하나씩 하나씩 심어갑시다”라고 전했다.

<국회=조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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