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미 의원 “환경부 환경영향평가제도 근본부터 바꿔나가야”

대표적 사례 양산 사송지구 환경영향평가서 작성기록과 근거자료 불일치에도 통과
양산 사송지구 내 신종추정 도룡뇽 10년 넘게 조사하면서 단 한 번도 확인 안 돼

환경영향평가제도의 부실함이 지적되고 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이 환경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만연한 환경영향평가서의 거짓·부실작성과 환경부의 엉터리 평가서 검증 시스템의 문제에 대해서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부산 양산 사송지구 환경영향평가서를 분석한 결과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한 기록과 환경부가 제출한 근거자료가 불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영향평가서에 작성된 기록자료와 원본야장의 자료를 조사 증빙서류와 대조한 결과 조사인원, 조사시간, 식생과 생물종 조사 등에서 서로 다른 부분이 여러 곳에서 확인됐다.

지난해 2020년 양산 사송지구의 환경훼손 문제가 대두된 이후 지역단체의 현장조사 과정에서 처음으로 신종추정 도룡뇽이 확인되었는데, 지난 10년간 LH공사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등에는 전혀 기록되지 않아 LH공사의 영향평가서 거짓부실작성과 환경부의 엉터리 검증 문제가 한꺼번에 드러났다.

현장조사 야장과 현장사진 및 영수증 기록비교에 의한 환경영향평가서 거짓작성 추정

환경부가 제출한 양산 사송지구 환경영향평가 현장조사 야장과 사진, 영수증 증빙서류를 비교한 결과 거짓작성으로 추정됐다.

첫 째는 조사인원이 출장신청서는 4인으로 작성 및 결재 되었으나 숙박, 식사, 음료 구매 영수증 기록 모두 실제는 2인이 사용한 금액으로 추정되고 현장 조사사진을 근거로 했을 때, 두 명이 동일동선을 함께 이동하면서 사진을 찍은 것으로 보이며 사진기록상 환경영향평가를 위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볼 수 없음이 확인됐다.

둘째는 조사내용의 거짓작성이다. 의원실에서 전문가 의견을 받은 결과 사진을 찍은 사람들은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고 야장은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을 찍은 일련의 순서와 조사항목별 조사기간이 다르게 확인됐다.

< 조사내용 거짓 작성 문제 >

1) 해당 위치에서 사진을 찍은 시간과 평가서 야장에 기록된 조사시간이 다름

2) 어류: 야장에 기록한대로 어류를 조사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불가능

3) 곤충류, 야생조류, 포유류 조사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 야장에 적힌 배설물, 사진을 찍는 것이 기본이나 전혀 기록이 없음

4) 식생조사: 조사시간이 나오지 않음

5) 식물상조사: 사진 촬영 순서와 야장기록 순서가 전혀 다르며, 사진은 해당 종을 확대하여 찍었으나 야장 기록에 없는 종이 대부분이며, 동일인이 조사한 식생조사표에 있는 종들이 식물상조사표에는 없음

이는 환경영향평가법 제23조 거짓·부실작성 판단기준 다항목과 가의 1항목에 해당되는 거짓 작성된 것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은 채 조건부 동의로 사업을 통과시켰다.

이밖에도 환경영향평가서가 거짓부실로 작성된 사례는 설악산케이블카 사업, 삼척 화력발전소, 제주 비자림로 사업, 제주 제2공항 조성사업 등 사회적 논란이 되는 대형사업은 모두 거짓부실 의심을 받아 왔다.

부산 대저대교 조성사업은 최근 경찰조사를 거친 후 거짓작성으로 확인되는 등 최근 거짓부실사례가 확인되고 있으나 환경부의 자체 역량으로 적발한 것이 아닌 외부의 문제제기로 확인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환경영향평가서 검증을 담당하는 환경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거짓부실 평가서가 통과되는 근본적인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최근 3년간 환경영향평가 약 2만건, 평가서 위한 조사 기술인력 226여명 불과

환경부 환경영향평가정보지원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환경영향평가서 제출현황은 약 2만 건이 넘었다.

2019년 접수된 환경영향평가 등의 사업 건수만 전략환경영향평가 1075건, 소규모환경영향평가 3518건, 환경영향평가 499건, 사후환경영향조사 1584건 등 총 6676건이다.

보통 환경영향평가 업체 1종 업체(304개 업체) 수의를 받아 2종 업체(57개 업체)에서 재대행을 하는 구조이다.

이중 환경영향을 조사하는 업체(2종)에서 일하는 생태계 조사 9개 분야 전문인력은 총 226명으로 분류군별 전문가 수는 평균 25명에 불과하다.

업체에서 환경영향조사와 정리, 평가서 작성 등을 위한 시간을 최소 10일로 책정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모든 전문가가 매년 2600일 이상 일을 했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평가서가 작성되는 모순된 현실구조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평가서가 적정한 것으로 통과되고 있는 것이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은 “환경부 현재의 환경영향평가 검증시스템으로는 문제를 바로 잡을 수 없는 구조”라며 “시급하게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환경영향평가 재평가·부동의·반려 범위를 확대하고, 증빙서류 제출 의무화, 개발주체와 평가서 작성주체의 종속관계를 독립관계로 개선하는 평가업체 독립 등을 포함하는 환경영향평가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회=조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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