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석탄에 이어 석유·천연가스 투자, 기후악당 되지 말아야”

▲ 민형배 의원
▲ 민형배 의원

최근 10년간 산업은행이 석유와 천연가스에 투자한 금액이 10조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석탄 다음으로 큰 이산화탄소 배출원으로, 산업은행이 이를 무시한 채 투자를 계속하는 것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민형배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주시 광산구 을)이 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10년간 산업은행 석유·천연가스 투자액은 10조 3191억 원에 달했다.

지원 방법별로 보면, 대출이 6조 9769억 원으로 전체의 68%, 보증이 3조 3395억 원으로 32%였다.

에너지원별 투자 현황을 보면, 전체 10조 3000억 원 중 49%인 5조 957억 원을 천연가스, 28%인 2조 9775억 원을 석유에 투자했다, 나머지는 석유&천연가스 공동사업인 것으로 집계됐다.

2050 탄소중립 선언을 계기로 금융사들의 탈석탄금융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석탄 대체 에너지원으로 석유와 천연가스가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석유와 천연가스 또한 화석연료로, 석탄 못지않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점이다. 석탄 산업에 대한 금융투자 수요는 급감한 반면, 석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기후위기 위험성은 아직 덜 알려져 여전히 민·관을 포함한 많은 금융사들이 투자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에 따른 뉴딜펀드 등을 직접 실행하는 산업은행이 석유와 천연가스 탄소배출 영향을 알면서도 정부 보조금 성격인 정책자금을 계속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이 석유와 천연가스에 투자한 10조 3000억 원은 같은 기간 석탄에 투자한 7535억 원의 13배가 넘는 금액이다. 민간 은행(국책은행 제외)과 보험사 전체가 석유와 천연가스에 투자한 금액인 19조 2000억 원의 절반을 넘는다.

자료를 분석한 민형배 의원은 “석유와 천연가스가 석탄의 대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지만 사실상 이들도 석탄 못지않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에너지원“이라며, ”산업은행이 정부자금으로 좌초자산에 계속 투자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에너지전환 리스크를 증가시키며, 탄소중립에도 역행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산업은행이 탄소배출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면서 ‘탄소중립을 선도하는 은행’을 자처하는 것은 그린워싱“이라고 말했다.

<국회=조혜영 기자>

저작권자 © 참좋은환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