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업계 “생활계 재활용산업은 영세중소기업들과 빈곤·독거 노인들 생계영역”

대기업이 무분별·무차별적 잠식… ESG 탈 쓰고 자행하는 살인 행위 즉각 중단해야

▲ 신창언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 회장
▲ 신창언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 회장

그동안 메이저 석유화학 회사들을 비롯한 대기업들은 환경오염의 주범이었으며, 지난 수십 년 간 발전이라는 명분 뒤에 숨어 발생되는 플라스틱 폐기물과 환경파괴, 이로 인해 인류가 받는 고통을 철저하게 외면해 왔다.

반면, 영세재활용업계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50여 년 동안을 미지의 영역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버려지는 쓰레기를 선별・재활용하여 재생원료, 성형제품 등을 생산,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수출하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냈고 지금까지 문제없이 재활용을 진행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환경파괴와 폐기물로 발생하는 문제들의 주범을 경제발전이라는 미명아래 엄청난 특혜와 지원을 해 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대기업들은 엄청난 부와 성장을 이루었고, 자신들의 최대 이윤 창출을 위해 그에 따른 문제점들은 감추기 급급했다.

이제 그 성장의 한계점에 도달하였는지, 서서히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바로 세계적 화두인 ESG 경영을 핑계로 환경분야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국민 대부분은 환경파괴 주범들인 대기업의 농간에 속고 있다.

이들은 진정 환경을 생각하여 자신들이 과오를 반성하고 해결하려고 환경에 눈을 돌리는 것이 절대 아니다.

현재의 재활용업계는 매우 영세하고 지난 수십 년간 3D업종으로 온갖 홀대를 받으며 버려지는 쓰레기를 재활용 가능 자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하여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고, 그 영역은 국내 발생 폐기물의 13% 밖에 안 되는 극히 일부분의 생활계 폐기물이다.

그러나 대기업들은 세계적 추세인 ESG 경영을 따라가지 않을 경우 이윤창출에 걸림돌이 될 것을 우려하여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영세재활용업계가 구축해 놓은 시스템을 경제적 무기로 무참히 짓밟고 도륙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의 이러한 행태에 불안을 느낀 중소재활용업계는 이들이 활동하는 일부 재활용영역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한 상태이다.

환경오염의 주원인이며, 현재의 영세한 재활용업계가 처리하지 못하는 대부분(약 87%)의 폐기물인 생활쓰레기 종량제 봉투나, 산업폐기물, 건설폐기물, 순환형 매립장에서 나오는 합성수지 처리에는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하다.

이 영역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수밖에 없는 분야이며, 바로 대규모 자본과 기술개발을 필요로 하는 대기업의 영역이다.

대기업들은 바로 이 분야의 투자와 운영을 통해 ESG 경영을 실현하고 개발된 최고의 기술로 글로벌 영역을 선점해야 한다.

석유화학 업계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여론전을 통해 중소기업 적합 업종 지정 시 법률적 리스크로 인한 투자가 위축돼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고, 탄소중립 의무와 ESG 경영에서의 선재적 투자가 막힌다고 주장한다.

또한 안정적인 폐플라스틱 공급을 위해 선별부터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고품질의 재활용 플라스틱 제조에 필요한 재료를 얻기 위하여 이것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절대 불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이 얼마나 궁색하고 터무니없는 주장인가?

대기업들의 주장은 모순이 존재한다. 안정적인 폐플라스틱 공급을 위해 중소재활용업계의 소규모 영역이 아닌 더 큰 영역의 버려지는 폐플라스틱에 대규모 투자와 기술을 개발하여 안정인 원료 확보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는 철저히 외면하고, 소규모 자본으로 손쉬운 생활계 폐플라스틱의 수집, 선별장 확보를 통하여 ESG 경영의 실현과 친환경 기업이라는 허울 좋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미 중소재활용업체도 선별, 재활용 기술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와 수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를 통한 고품질의 재생원료 및 재활용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대기업들도 현재 재활용업계에서 생산한 고품질의 재생원료를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국내 발생 폐기물의 대부분(87%)을 외면하고, 손쉽게 영세재활용업체의 영역인 일부(13%)를 위하여 대기업이 대규모 자본과 기술을 투자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

겨우 입에 풀칠만 하는 영세중소기업들의 생계까지 손을 대면서 400만 명의 목숨 줄까지 끊어 놓겠다는 것은 너무나도 무책임하며, 비양심적인 행동이다.

실제로 대기업과 거대 투기자본들이 폐기물의 소각이나 매립업종에 무차별적으로 진출하여 불과 몇 년 사이에 소각이나 매립 비용이 몇 배 이상 상승한 바 있다. 이는 고스란히 중소사업자와 국민들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분야 조차도 얼마나 이윤추구의 수단으로 생각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간단해 보인다. 영세중소기업이 접근할 수 없는 영역에 투자하여 지금까지 환경보다는 발전과 성장의 기조에서 발생시킨 폐기물을 ‘원인자 처리원칙’에 따라 이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사회공헌도 실천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오직 이길 만이 쓰레기 감량화와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역할 분담을 통한 상생발전과 정부의 쓰레기 제로화에 동참하는 길이 될 것이다.

또한 만약 석유화학 업계가 그들의 주장대로 고품질의 재생원료 확보 차원이라면 그 해답은 간단하다. 현재 재활용업계에서 생산한 고품질의 재생원료 구입량을 더 많이 늘리면 된다. 이것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철저한 역할 분담이고 상생을 통한 유일한 해결책이다.

대기업의 참된 ESG 경영 실현의 성패는 영세중소기업과 어떠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며 상생할 것인가에 좌우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인적, 물적 자원이 풍부한 대기업에서 상생에 대한 마인드를 가지고 서로 Win-Win할 수 있는 ESG 경영의 기술개발이 더욱 절실하다.

석유화학 업계를 비롯한 대기업들은 영세중소기업이 경제적인 문제로 접근하기 어려운 더 큰 영역의 연구개발을 통하여 국내가 아닌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반드시 선점해야 한다.

단순히 국내 중소재활용업체들을 짓밟고 친환경 기업 이미지 마케팅을 한다고 세계 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확보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SG 경영이 대세가 된 현재, 이제는 대기업들의 자아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대기업과 영세중소기업이 상생 발전하여 우리나라 환경보전과 산업발전에 각각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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