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 항염증 효과 지닌 세균도 발견, 생명공학 산업 활용 기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이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자생생물 조사·발굴 연구사업’을 통해 신종 163종과 미기록종 304종 등 총 467종을 발견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그간 국내에 서식하고 있는 약 1만 9000여 종의 생물을 찾아내 국내외 학술논문에 기재하는 등 국가생물종목록 5만 6000여 종(2021년 기준)을 구축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신종 163종 중에는 고치벌과인 ‘긴배흰끝마디고치벌(크라토스필라 롱지베나, Cratospila longivena)’이 관심을 끌고 있다.

 						 							▲ 긴배흰끝마디고치벌(크라토스필라 롱지베나, Cratospila longivena)			/ 신종 채집지 : 전라북도 진안군 주천면
    ▲ 긴배흰끝마디고치벌(크라토스필라 롱지베나, Cratospila longivena) / 신종 채집지 : 전라북도 진안군 주천면

이 벌은 식물의 과실이나 잎에 피해를 주는 초파리 등에 알을 낳아 성충이 되면 숙주를 죽이고 나오는 생활방식을 갖고 있어 생물학적 방제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평가받았다.

또한 ‘펄조개’의 외투강에서 기생하는 콘코프씨루스류(Conchophthirus n. sp.)는 특이하게 조개류의 외투강에 기생하는 원생생물로 이번에 우리나라에서 신종으로 확인됐다.

이번 신종 중에는 의학 등 생명공학(바이오) 산업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유용 미생물들도 다수 포함됐다.

벼 근권(식물 뿌리둘레의 영역)에서 분리된 2종의 신종 세균인 펠로모나스류(Pelomonas) 균주 피7(P7), 피8(P8)은 병원성 세균(황색포도상구균, 표피포도상구균, 녹농균)의 생물막 생성을 억제하는 특성이 밝혀졌다.

세균에 의해 생물막이 생성되면 막 안에서 활동 중인 세균의 대사 활동을 감소시켜 항생제의 확산을 막게 되는데, 이 생물 막을 억제하는 특성을 활용해 항생제 저항성이 없는 물질을 생산하면 산업적으로 이용 가치가 클 것으로 보인다.

방사선에 내성이 있어서 항산화, 항염증 효과를 가지는 세균류로 알려져 있는 히메노박터류(Hymenobacter)에 속하는 생물 3종 등을 포함해 산업적으로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신종 7종도 발견됐다.

미기록종 304종 중에선 비단게의 배 부분에 기생하는 ‘비단게옆주머니벌레(가칭)’ 등 주머니벌레류 미기록종 4종이 눈에 띈다.

주머니벌레류는 유생 시기에는 물속을 떠다니다가 게에 붙어 부속지가 퇴화되면서 게의 몸속으로 조직을 뻗어 영양분을 섭취하는 독특한 기생성 갑각류로 1~2cm 크기의 노란색 주머니 모양을 하고 있다.

이 밖에 혹돔의 아가미에서 찾아낸 미기록종 ‘부채꼴팔손이흡충’은 8개의 흡착기관이 부채모양으로 생긴 편형동물이다.

박진영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연구부장은 “이번에 실시한 자생생물 조사·발굴 연구를 통해 찾아낸 신종 및 미기록종을 대상으로 유용 생물자원 연구 등 후속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조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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