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관 돌고래 보호할 바다쉼터 예산 2년째 삭감

매년 수족관 돌고래가 폐사, 현재 21마리 남아

 
 

동물권행동카라, 핫핑크돌핀스, 환경운동연합은 10일 국회 앞에서 돌고래 바다쉼터 조성을 위한 예산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현재 전국 수족관에는 21마리의 돌고래가 감금돼 있으며 매년 폐사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수족관 돌고래를 위한 바다쉼터 예산은 번번히 삭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시민단체는 바다쉼터 예산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21마리의 수족관 돌고래(큰돌고래 16마리, 벨루가 5마리)가 감금돼 있으며 매년 폐사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의 방류가 이뤄졌지만 남은 수족관 돌고래들은 일본, 러시아에서 수입해온 외래종으로 우리 바다로의 방류가 불가능한 종이다.

이에 시민단체와 학계에선 남은 수족관 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한 바다쉼터 조성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요청해왔다.

해양수산부는 작년부터 바다쉼터 조성을 위한 조사 예산 2억 원을 요청해오고 있지만 기획재정부에 의해 매번 삭감됐다.

올해도 기획재정부는 “돌고래 바다쉼터 조성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는 이유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현재 바다쉼터 조성을 위한 타당성 조사 예산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오늘 열린 바다쉼터 조성 예산 촉구 기자회견에서 환경운동연합 김솔 활동가는 “수족관 돌고래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는 국민들의 인식과 동떨어져 있다. 이미 우리나라 국민들은 돌고래를 이용의 대상이 아닌 보호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아울러 김솔 활동가는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85% 이상은 돌고래를 포함한 해양포유류 보호를 위한 정책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제는 정부도 국민의 인식에 발맞춰 바다쉼터 조성에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동물권행동카라 최인수 활동가는 “이미 시민사회가 동의하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바다쉼터 조성은 2년째 시작조차 되질 못했다. 그 동안 돌고래들의 죄 없는 감옥살이는 2년이 더 늘었다”고 말했다.

최인수 활동가는 이렇게 지지부진한 정부를 비판하고 “바톤을 이어받은 국회에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반드시 해당 예산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핫핑크돌핀스 조약골 공동대표는 “바다쉼터 조성이 보다 빠르게 이뤄졌다면 수족관에서 죽어간 수많은 돌고래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 2017년 이후 국내 수족관에서 죽어간 돌고래는 모두 21마리이다”고 아쉬움을 전하며,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반복되는 돌고래의 죽음을 막기 위해 바다쉼터 조성에 한국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바다쉼터 조성 타당성 조사 예산 심사는 오는 14일, 15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심사를 거칠 예정이다.

<조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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