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원료보다 뛰어난 항바이러스 효능 특허 출원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이 자생식물인 ‘붓순나무’ 추출물에서 타미플루(인플루엔자 치료제)의 원료 물질보다 뛰어난 항바이러스 효능을 찾아냈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 7월부터 전성호 한림대학교 교수 연구진 및 ㈜윗상과 공동 연구를 통해 붓순나무 추출물에서 항바이러스 효능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찾아낸 붓순나무 추출물이 타미플루의 원료인 팔각회향 열매 추출물보다 인플루엔자에 대한 항바이러스 활성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 붓순나무(Illicium anisatum L.)
▲ 붓순나무(Illicium anisatum L.)

연구진이 붓순나무 잎 추출물과 팔각회향 열매 추출물을 비교 실험한 결과, 같은 양의 붓순나무 잎 추출물이 팔각회향 추출물에 비해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바이러스 유전자의 양을 4배 이상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타미플루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세포에서 증식한 후 세포 밖으로 나가는데 관여하는 뉴라미데이즈(neuramidase) 효소 활성을 억제하는 데 비해, 이번에 발견한 붓순나무 추출물은 바이러스의 초기 세

▲ 팔각회향(Illicium verum Hook. f.) 열매
▲ 팔각회향(Illicium verum Hook. f.) 열매

포 감염을 억제해 서로 다른 과정으로 항바이러스 효능을 보였다.

타미플루의 작용 방식은 이미 증상이 있는 환자의 증상 악화를 막거나 환자의 회복을 2~3일 앞당기는 효과를 가지나 바이러스의 세포 감염 자체를 막지는 못한다.

하지만 붓순나무 추출물과 같이 바이러스의 세포 감염 초기 단계를 막는 방식은 위의 효과에 더해 예방적 차원에서의 선제적 대응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한 장기간의 코로나19 대유행 과정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기존의 바이러스 치료제에 내성을 보이는 새로운 변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출현을 대비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붓순나무 추출물의 항바이러스 실험 결과에 대해 올해 9월에 특허를 출원하고, 내년 2월에 항바이러스·약리학 분야의 국제적인 학술지인 ‘저널 오브 에스노파마콜로지(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투고할 예정이다.

붓순나무는 재배가 쉬운 편이라 원료 확보가 쉬울 것으로 보이며, 국립생물자원관은 치료제 또는 원료제품으로 개발하는 사업화 방안도 관련 업계와 논의하고 있다.

이병희 국립생물자원관 유용자원분석과장은 “앞으로도 우리나라 자생생물자원의 숨겨진 가치를 검증하고 분석해 우리 생활에 이롭게 활용될 자원을 지속적으로 찾아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조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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