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근 박사-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명예연구위원 -1985년 1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남극 23회, 북극 3회 방문-남극 세종기지에서 4회 월동
장순근 박사-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 명예연구위원 -1985년 1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남극 23회, 북극 3회 방문-남극 세종기지에서 4회 월동

남극은 한반도의 62, 중국의 1.4배인 광대한 대륙이다. 그 대륙의 거의 전부가 두께 2000미터가 넘는 얼음으로 덮여있다. 그 얼음이 다 녹는다면 전 세계의 해수면이 60미터 이상 높아진다(물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최근 지구가 더워지면서 그 영향이 남극에도 나타난다. 곧 남극의 온도는 1900년대 후반부터 20년 동안 지역에 따라 상당히 높아졌다. 그러므로 19111월 아문센이 상륙한 로스빙붕의 고래만은 깨어져 나가 지금은 사라졌다.

나아가 남극반도 일대가 크게 더워져, 남극반도 서쪽과 동쪽에 발달한 빙붕들이 없어지고 후퇴한다. 서쪽의 워디빙붕은 1980년대 후반에 사라졌고 동쪽의 라르센 빙붕 AB는 사라졌고 C만 남아있다.

빙붕이 사라지면서 그 위에서 사는 황제펭귄도 사라진다. 듬직한 체구에 의젓하게 걷는 황제 펭귄은 남극대륙에 25만 마리가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빠르면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멸종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예측이 있다.

남극의 환경이 바뀌면서 19882월에 준공된 우리나라의 세종기지에서도 그 영향이 나타난다. 기온과 빙벽 같은 비 생물계와 생물계에서 그런 현상 몇 가지를 찾을 수 있다.

남극대륙. 오른쪽이 동남극이고 왼쪽이 서남극이다. 동남극이 서남극보다 더 넒고 더 높고  기온도 더 낮고 얼음도 두 두껍다(미국 NASA 제공).
남극대륙. 오른쪽이 동남극이고 왼쪽이 서남극이다. 동남극이 서남극보다 더 넒고 더 높고 기온도 더 낮고 얼음도 두 두껍다(미국 NASA 제공).
1990년대 말 20년간의 남극의 기온 상승(미국 NOAA제공)
1990년대 말 20년간의 남극의 기온 상승(미국 NOAA제공)

먼저 세종기지의 연평균기온이 오르내리지만 최근에는 서서히 올라간다. 세종기지는 남극기지로는 아주 북쪽에 있어 기온이 그렇게 낮지 않다. 연평균기온이 1.8이며 기록된 최저기온이 25.6이다. 12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는 평균기온이 영상이라 물이 흐르고 비가 온다.

남극 세종기지 연평균기온
남극 세종기지 연평균기온

둘째, 세종기지 북동쪽에 발달한 빙벽이 후퇴한다. 그 빙벽은 60년 전에는 세종기지 앞에 있었으나 거의 해마다 후퇴해 지금은 북동쪽으로 1킬로미터 이상 밀려나있다.

나아가 기지가 있는 킹조지섬은 10년에 거의 1% 정도가 얼음이 녹아 지금은 얼음으로 덮여있는 지역이 90%가 되지 않는다. 앞으로 얼음이 쉬지 않고 녹으면서 지면이 드러나고 해안선이 복잡해지고 길어질 것이다.

2018년 남극 세종기지의 모습. 사진에서 멀리 보이는 빙벽이 후퇴한다.
2018년 남극 세종기지의 모습. 사진에서 멀리 보이는 빙벽이 후퇴한다.

셋째, 기지주변에서는 남극에서 꽃피는 식물인 남극좀새풀과 남극개미자리도 점점 발달하리라 생각된다. 물론 이 식물들의 생장한계선도 더 남쪽으로 내려갈 것이다. 남극좀새풀의 생장한계선은 남위 6821분으로 알려졌고 남극개미자리는 남쉐틀란드군도로 알려졌다.

남극좀새풀은 잔디처럼 벼과에 속하며 남극개미자리는 석죽과에 속한다.

남극에서 꽃이 피는 식물 두 종 가운데 한 종인 남극개미자리
남극에서 꽃이 피는 식물 두 종 가운데 한 종인 남극개미자리

넷째, 지구가 더워지면서 남극에 고유한 새는 사라지고 남극북쪽의 따뜻한 곳에서 사는 새들이 나타난다. 먼저 세종기지의 앞바다가 얼었던 1991년과 1995년 겨울 맥스웰만을 찾아오던 황제펭귄은 한 동안 소식이 없었다(그 이후에도 왔는지는 불명확하다).

그러므로 완전히 사라졌다고 믿었다. 그러나 20228월 한 마리가 왔다. 그만큼 생명력이 강하다고 느껴진다(남극반도의 서쪽에서는 세종기지가 있는 킹조지섬에서 남서쪽으로 900킬로미터 떨어진 디옹군도가 유일한 황제펭귄의 군서지이다).

황제펭귄 (브루 펭귄 젠더)
황제펭귄 (브루 펭귄 젠더)

다행히 한 마리가 나타났지만 사라지는 추세를 되돌리지는 못할 것이라 생각된다. 대신, 남극의 북쪽 아남극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킹펭귄이 나타났다. 나아가 킹펭귄은 세종기지에서 조금 떨어진 아르헨티나 칼리닌기지 부근에서 번식했다는 말을 들었다.

몇 년 전에는 관광선을 타고도 온 것으로 생각되는 유럽참새 한 마리가 세종기지남쪽 펭귄군서지에 나타난 적이 있었다.

우한폐렴이 잦아들면서 남극관광객도 늘어날 것이다. 그들을 따라 문명세계에서 반갑지 않은 미생물들도 따라 올 것이다. 남극의 환경을 더욱 철저하게 보호해야할 당위성이 생긴다.

<세종기지로 가는 경로>

몇 가지 경로가 있다.

첫째, 인천공항을 출발해서 뉴욕이나 LA를 경유해서 칠레 산티아고로 가는 자 경로이다.

둘째, 인천-뉴질랜드-산티아로고 가는 자 경로이다. 경로도 가장 짧고 여비도 가장 적게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기가 없다.

셋째, 미국의 심한 검색을 피해서 서울-파리-산티아고 가는 경로도 있다. 일단 칠레 산티아고에 오면, 칠레국내선으로 갈아탄 다음 마젤란해협의 푼타 아레나스까지 간다.

그 다음 드레이크 해협 1000 킬로미터를 비행기를 타거나 배로 건넌다. 비행기는 칠레공군수송기와 민간전세비행기가 있다. 칠레공군기는 예약된 연구원 외에는 태우지 않는다.

여름에는 푼타 아레나스-킹조지섬 민간전세비행기가 있다. 이를 타려면 비행기를 전세 낸 기관이 찬성해야 탈 수 있을 것이다.

배는 바다가 고요하면 70시간 정도 걸린다. 그렇지 않아 파도가 높으면 100시간이 넘게 걸리고 멀미에 시달리며 몇 끼니를 굶는다(정기여객선은 없고 기지로 물자를 옮기는 배는 많다.

남극으로 가는 칠레해군배가 민간인을 태운 적은 있었다). 세종기지로 가는 배를 타면 그 배는 세종기지 바로 앞까지 간다. 그러나 비행기로 칠레기지 공항에 오는 경우, 칠레기지 해안에서 고무보트를 타야 한다.

날씨가 좋으면 물 한 방울 튀지 않고 20분이면 세종기지에 도착한다. 날씨가 나쁘면 1시간 이상 걸리고 아무리 구명복을 입어도 속속들이 젖는다.

한편 연 5만 명 정도가 이용하는 남극관광은 호화유람선에서 먹고 자면서 남극생물 군서지나 남극의 역사가 서린 곳이나 연구기지를 찾아가는 관광이다. 기간은 보통 15일이나 그 이상이며 비용은 이용하는 시설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

물론 남극관광비용에는 관광선에서만 쓰는 비용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 관광선이 출발하는 항구까지 가고 되돌아오는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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