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상 기자] 
순환경제와 탄소중립, 연계 가능할까?

순환경제는 재생원료 기반 생산과 원천감량, 자원순환성 최대화 등을 실현하는 사회경제로, 도시에선 도시공간 체계의 혁신까지 포괄한다.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를 연계해 경제와 투자, 공간계획과 개발방식, 기술발전, 경제적 유인과 직접규제 정책 등 분야별 연구와 정책이 발표되고 있으며, 지역 특성에 맞게 진화한 대안도 제시됐다.

엘런맥아더재단(Ellen McArthur Foundation; EMF)에 따르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55%만 에너지 관련 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나머지 45%는 물질을 생산하고 소비, 폐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므로, 탄소중립을 이루려면 순환경제가 필수적이다.

순환경제와 탄소중립은 피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혁신 과제로, 최근 구체적 실현 방안과 효과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지는 추세지만 국내에서 두 분야 간 연계 연구는 시작 단계이다.

특히 서울시 자원순환 정책, 폐기물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 효과 관련 정보를 연결해 연구한 사례는 없는 실정이다.

최근 서울연구원에서 순환경제와 탄소중립 연계한 온실가스 감축방안에 대한 연구보고서룰 발표했다.

사업연구원은 이 보고서를 통해 서울시 폐기물 발생과 처리, 온실가스 배출량 인벤토리와 순환경제 정책, 온실가스 감축 원단위 간 관계를 분석해 관련 정책 추진 방향을 정하는 데 근거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 과정에서 주요 현황분석, 국내외 기술개발, 정책개발 사례를 망라해 순환경제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정책 사업 목록을 정리하고, 향후 정책 도입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연구 결과는 서울시 온실가스 인벤토리 체계 개선, 국가 탄소중립 시나리오 개선(5년 주기), 사업마다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온실가스 감축 원단위 정보 개선 등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에도 탄소중립 시나리오나 목표가 있지만, 아쉽게도 폐기물 분야 온실가스 감축 수단은 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원천감량과 재활용 등 자원화 개선 전략 위주로 제시돼 수송이나 건물 분야보다 단순하다.

자원순환 분야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관한 정보는 특정 사업에 따른 감축 효과를 홍보하는 문구가 대부분이며, 온실가스 인벤토리 체계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

수도권매립지 3-1 매립장 생활폐기물 매립 현장
수도권매립지 3-1 매립장 생활폐기물 매립 현장

이미 재활용 비율이 높은 소비 중심의 도시인 서울시 여건상 현재 수준을 뛰어넘는 순환경제 기반 정책 수단 도입이 필요하다.

이에 더해 자원순환과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기술발전 및 정책 사례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보고서는 온실가스 측면에서 판단해 활용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

현 온실가스 인벤토리, 순환경제 활동과 연계성 떨어져

순환경제 활동, 자원순환 통계, 온실가스 배출량 인벤토리를 관련 데이터가 포괄하는 영역을 중심으로 단순화해 비교해보면, 생산부터 유통, 소비, 폐기, 사용 후 순환까지 다루는 순환경제 활동이 가장 포괄적이며, 그다음은 자원순환통계, 온실가스 인벤토리 순이다.

주로 배출 이후 재사용, 재활용, 소각, 매립 처리와 에너지 회수 등을 다루는 자원순환통계와 온실가스 인벤토리도 일부만 연계된다.

따라서 안타깝지만, 현재 통계와 정책 모니터링 체계로는 순환경제 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발생량 또는 감축량을 포괄할 수 없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현재 폐기물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인벤토리는 순환경제 활동의 범위 중 폐기 과정에서 생활폐기물의 음식물류 폐기물 재활용, 생활과 사업장폐기물의 소각·매립 처리, 그리고 자원순환통계 밖의 영역인 하수처리 활동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다룬다.

자원순환 통계에서 다루고 있는 재활용은 음식물류 재활용을 제외하고는 직접 다루지 않으며, 재활용으로 소각·매립 처리량이 줄어들게 되면 간접적으로 배출량 산정에 반영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순환경제와 탄소중립을 동시에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범위는 온실가스 인벤토리로 추적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고, 온실가스 인벤토리는 배출량을 관리해야 할 최소한의 성적표인 셈이다.

데이터 부족도 문제여서 온실가스 인벤토리 이외 분야에서 순환경제 활동이 이뤄져도 활동 평가, 폐기물 감량과 순환효과 평가, 온실가스 감축 효과 관련 정보가 없거나 아직 서울시 현실에 맞게 산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서울시가 지원하는 제로웨이스트매장인 제로마켓이 무포장 등으로 플라스틱 포장재를 원천 감량했다고 하더라도 이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산정해 제시된 바는 없다. 따라서 이 연구에선 인벤토리 중심으로 우선 분석한 다음 순환경제 사업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추가로 정리했다.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 강도 큰 폐기물부터 우선 관리해야

온실가스 인벤토리 산정과정이 복잡하고 일부 활동 데이터와 산정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

보고서는 현재 인벤토리는 주요 시설에 반입·처리되는 양과의 관계에서 매립, 소각 순으로 처리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집중도가 높은 편에 우선해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했다.

가장 최근 공식 통계인 2019년 배출량을 보면 수도권매립지 반입량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가장 많지만, 산정 방식상 문제로 매립되는 양이 줄어드는데도 불구하고 지속 증가하는 것으로 과대 반영됐다.

산정방식을 개선하면 일부 과대 반영된 부분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016년 적용한 배출계수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 이유도 있다.

폐기물 분야에서 온실가스 인벤토리 배출계수의 반영이나 상쇄 등은 온실가스 배출량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2016년 기준). 이러한 산정방식의 변화는 인벤토리의 역할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폐지
폐지

폐기물을 줄이는 활동, 온실가스를 줄이는 방향으로 폐기물을 처리토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계수 적용, 상쇄 효과 산정 등을 합리적이면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2022년 상반기부터 반입량이 급격히 줄기 시작해 수도권매립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예정이다.

직매립 제로화를 위해 열병합발전을 하는 자원회수시설을 확충해서 기존 직매립 가연분 중 30%를 재활용 처리하게 되면 2019년 대비 2026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1.9% 감축할 수 있다.

하지만 매립하던 폐기물을 재활용, 소각 전처리 등으로 최소화하지 않으면 2019년 대비 폐기물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늘어날 전망이다.

매립지 반입분이 소각으로 전환되더라도 소각시설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플라스틱류를 별도 관리하면 처리량 감소를 더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원단위 모음집과 온실가스 감축 활동 정보 제공 필요

현재 인벤토리는 재활용이나 기타 순환경제 활동에 따른 감축 효과를 보여줄 수 없으며, ·간접 배출량의 중복과 산정 데이터, 산정식의 복잡성, 그리고 무엇보다 산정인벤토리 정보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는 감축 활동과 인벤토리를 연결하기 어려운 이유는 폐기물이 발생하는 활동을 일일이 관리하기 어렵고 중복계산을 피하려고 처리시설 위주로 인벤토리가 작성되기 때문이다.

최우선적으론 최소한의 성적표로서 온실가스 배출량 인벤토리 정보를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앞으로 점차 늘어날 제로웨이스트 활동 등을 담아낼 그릇을 준비해나가야 한다.

재활용이나 기타 자원순환 활동에 따라서 직·간접 배출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활동은 인벤토리상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정보를 제공하거나 별도로 원단위 모음집 등으로 정보를 제공해 합리적이고 지역 활동에 기반을 둔 온실가스 감축 활동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 환경청에서 제공하는 폐기물 저감 모델(Waste Reduction Model; WARM)은 공개돼 있고 사용하기 쉬우며, 정책대안(재활용 비율 개선 등)을 입력하면 개선 가능한 온실가스 감축량을 바로 계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은 분석 도구지만, 우리나라와 서울시의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환경부-환경산업기술원에서 제공하는 환경성적표지평가계수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좋은데, WARM처럼 처리 비율 간 관계를 한눈에 파악하고 시나리오를 개선할 수 있도록 정보 제공방식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따라서 서울시, 환경부, 온실가스정보센터, 환경산업기술원, 환경공단 등 담당기관이 나서서 온실가스를 폐기물 분야 활동을 통해 인벤토리 기반으로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이해하기 쉬운 정보 분석 도구를 개발·제공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 원단위는 인벤토리에 반영되지 않더라고 더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유도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온실가스 인벤토리 외에 순환경제활동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키 위한 승수효과는 원단위 정보을 관리해 체질 개선을 꾀해야 한다.

서울시 인벤토리 기반 원단위, 환경부-환경산업기술원이 정리한 환경설적표지 평가계수 등을 활용해 주요 순환경제 정책과 사업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원단위를 산출·비교했다.

1차 제로마켓 지원사업은 시범사업 규모가 작고 시범사업 서비스 중 무포장 관련 활동의 효과만 산정했기 때문에 아직 원단위 온실가스 감축량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2차 지원사업 규모가 확대됐고 서울시 정책에 따라 제로 오피스, 제로 캠퍼스, 제로 카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면, 전체 제로웨이스트 사업의 효과는 개선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선 지속적인 지원과 모니터링이 뒤따라야 한다. 다회용컵과 다회용기 지원 사업의 효과는 1회용 사용과 비교해 모두 긍정적인 효과가 큰 것으로 산정됐다.

특히 서울시에서 플라스틱류를 소각하는 데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이 큰 것을 고려하면 이 사업은 직매립 제로, 소각장 확충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폐가전
폐가전

두 사업 무두 다회사용 횟수가 늘어나서 수명에 가깝게 여러 번 사용될수록 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돼 최대한 다회용사업의 인프라, 세척, 회수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지속하고, 장기적인 효과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Prognos(2022) EU연구 사례를 참고해 수송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발생 부문은 원단위 산정에서 제외함).

직매립 제로, 원단위 개발 등 담은 중잠기 로드맵으로 관리해야

온실가스 감축 기여가 큰 순환경제 정책과 활동부터 우선순위를 두고 중·장기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를 함께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이 요구된다. 인벤토리 대상 폐기물 관리는 온실가스 유발 폐기물 성상의 감량과 자원화 맞춤 관리가 필요하다.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는 직매립 제로이다. 현재 폐기물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가정 효율성이 떨어지고 생분해에 따른 온실가스 발생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매립은 순환경제-온실가스 저감 측면에서 최우선 목표로 다뤄져야 한다.

그다음은 플라스틱 소각 감축이 중요하다. 특히 직매립 제로 이후 생활폐기물 소각을 늘리게 되면 반드시 재활용, 화학적 재활용 등으로 소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처리하고, 소각 처리하더라도 자원회수시설에서 열병합 처리 등 흡수를 통해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그리고 현재 수도권매립지 반입량에 통계상 성상별 데이터를 적용하는 방식에 일부 개선이 필요하며, 소각도 마찬가지다. 장기적 대안 및 향후 과제로 순환경제 활동 대안별로 서울시 현실에 맞는 온실가스 감축 원단위 개발이 필요하다.

기슬개발(바이오플라스틱, 준호기성 매립)과 온실가스 직접배출 모니터링 강화, 대기-기후-순환경제 넥서스 접근, 순환경제 실천에 따른 감축(Scope3)까지 포괄하는 인벤토리 확대와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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