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피스아시아-KB국민은행, 최초 민간주도 블루카본 잘피종자 파종
민관연 공동 협력으로 바다숲 생태복원과 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 잘피 성체 이식, 종자 파종 통해 1ha 바다숲 되살리기 프로젝트 실시

종자 파종 완료 기념 수중 사진(언포)
종자 파종 완료 기념 수중 사진(언포)

[조혜영 기자] 에코피스아시아(이사장 김원호)KB국민은행(은행장 이재근)과 함께 잘피는 바다를 살리고, 잘피는 우리를 살린다!”라는 주제로 지난해 성공적인 잘피 성체이식에 이어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경남 남해군 창선면 가인리 언포 연안 바다 밑에 국내 최초로 민간주도의 점토용기 거치형 잘피 종자 파종을 통해 ‘KB 바다숲을 조성했다.

이는 잘피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공식 인증한 3대 해양 탄소흡수원인 블루카본 중 하나임에도 1970년 이래 50~70%가 사라진 국내 잘피군락지의 효과적인 생태회복을 위한 것이다.

이번 ‘KB 바다숲 프로젝트는 지난해 422일 지구의 날 출시한 'KB Net Zero S.T.A.R. 공익신탁' 가입 고객과 함께 기부금을 마련하고 조성된 기부금은 국제환경전문단체인 에코피스아시아에 전달해 추진하게 됐다.

잘피 종자 점토용기 식재지 해상 이송
잘피 종자 점토용기 식재지 해상 이송

또한 KB국민은행은 올해 524일 해양수산부와 해양생태계 보전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해양환경을 보전하고 생물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 분야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해양생태기술연구소(MEI)와 한국수산자원공단(FIRA)이 에코피스아시아와 3자 민관연 협력사업을 수행함으로써 기후위기 시대 효과적인 탄소흡수원 확보와 국내 바다 살리기 민관공동협력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했다.

최근 국제사회가 매우 효과적인 탄소흡수원으로 주목하는 블루카본(잘피숲, 염습지, 맹그로브숲 등)은 각국 정부차원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중립 활동으로 정해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복원 사업 추진을 모색하고 있다.

블루카본은 해양의 탄소흡수에 대한 종합평가보고서(2009, UN/IUCN 공동 출간)’에서 최초로 그 효과를 언급했는데, 육상생태계보다 최대 50배 이상의 탄소흡수 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양 탄소 저감원은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 및 완화와 관련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들 연안역 해양생태계는 해저 면적의 0.5%에 불과하지만 해양 저장고 탄소 저장량의 70%까지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잘피 종자
잘피 종자

잘피 종자 파종지인 남해군 언포 연안은 국내 대표적인 잘피서식지로 약 159ha의 광활한 잘피숲이 장관을 이루는 동대만 인근에 위치해 있지만, 4년 전에 비해 약 40%의 잘피군락지가 사라진 지역이다.

이에, 지난해 말 잘피 성체이식 후 채 1년이 지나지 않았음에도 4차례의 분기별 모니터링 결과, 자연 군락지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잘 자라 생존율에서는 최대 10, 생육밀도는 최대 9배 등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6, 15만개의 종자를 이 지역에서 채취해 가장 활착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점토용기 방식으로 파종함으로써 국내 잘피서식지 복원에 있어 민관연 협력 우수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 그간 학계나 전문가들의 연구결과에서는 기존의 잘피림에서 일정 정도의 종자채취 시 문제시 할 만한 점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어촌계나 해당지자체에서는 기존 잘피림의 훼손에 대한 의문점과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례처럼 성체이식과 함께 종자파종을 병행함으로써 향후 바다숲 생태복원을 보다 가속화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또한 이번 파종에선 기존의 점토매트 파종방식을 완전히 개량해 국내 최초로 수분이 있는 점토매트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일정한 원형 점토용기로 성형해 특수한 건조과정을 거쳐 파종하는 점토용기 거치방식을 도입했다.

잘피 종자 점토용기 수중 거치(언포)
잘피 종자 점토용기 수중 거치(언포)

​​​​​​​개선된 점토용기는 원형용기와 원형덮개로 구성돼 있는데 먼저 원형용기에 파종지 Sediment(개흙)을 채우고 잘피(거머리말) 종자를 일정수량 넣어 원형덮개로 덮은 후 그대로 바다 밑에 거치함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파종작업이 가능하게 됐다.

하지만, 기존 점토매트 방식의 경우, 마르지 않은 점토매트 아래위 사이에 종자를 넣는 방식이어서 바다 속 이동이나 바닥 고정 시 물 속에서 너무 빨리 풀어져 상당한 애로점을 노정하고 있었다.

이번 점토용기 파종방식은 이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과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 에코피스아시아, 한국수산자원공단 (FIRA)3자 민관연 협력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해양생태기술연구소(MEI)가 다년간 연구한 결과물로, 향후 잘피 종자를 비롯한 해양보호생물 종자 파종에 있어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겠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잘피서식지는 탄소흡수 효과가 뛰어난 해초림으로 우리나라에 출현하는 잘피 면적의 약 80%는 거머리말이다. 현재, 국내 자생 잘피 6종은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포획, 채취, 이식에 있어 반드시 해당 어촌계와 지자체의 동의와 함께 관계당국의 허가를 얻어야 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특히 잘피숲은 해양생물들에게 산란처와 서식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바다환경을 정화하고 적조현상을 막는 등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해양생태계 중의 하나로 바다도 살리고 어민도 살리는’ 12조의 연안생태복원사업이다.

그러므로 이 분야 전문가들 사이에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 바다에는 잘피가 있다라고 말할 정도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새롭게 도입·추진하는 점토용기 파종방식인 만큼 많은 경험과 높은 기술력을 가진 해당분야 전문가들과의 협업이 요구된다.

이번 잘피 종자 파종은 현지 어촌계의 동의를 받아 경남도, 남해군 등 관계당국의 해양보호생물 채취·이식 신청, 허가절차를 통해 6월 종자 채취와 보관, 11월 모니터링 및 시험파종, 12월 육상 작업, 종자 파종의 순으로 진행됐다.

잘피 종자는 화지가 종자를 맺는 6~7월에 채취해 파종대상지 바다 속과 해양생태연구소(MEI) 실험실 수조에서 각각 나눠 보관 후, 수중 시야 확보도 용이하고 유실율도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발아시기인 겨울철에 종자 파종을 진행했다.

특히, 생존율과 생육밀도를 높이려면 적지선정, 파종방법, 파종시기, 해수온도 등 복합적인 전문지식을 가진 잠수기술자들이 필요하다. 우리는 연구원들로 구성된 잠수기술자들과 함께 지난해 말 성체이식으로 거머리말 잘피서식지 0.25ha를 성공적으로 생태복원한 언포 지역을 드론으로 조사한 후, 그 결과값을 바탕으로 잘피생태복원이 시급한 지역 0.75ha를 새롭게 선정해 점토용기 종자파종법으로 채움으로써 당초 계획했던 언포연안의 ‘1ha 바다숲 되살리기 프로젝트파종을 마무리했다.

잘피서식지 조성 후에는 1년 정도로 짧게 사후점검을 진행하는 다른 바다숲 사업과 달리, 20231월부터 20252월까지 3년간 분기별 총 9회의 사후 점검 실시, 성체이식과 종자파종으로 조성한 잘피(거머리말)의 정착 및 성장과정을 조사해 조성지 생태복원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남해군 언포지역 잘피서식지 조성사업 뿐만 아니라 2027년까지 추가적으로 진행할 예정인 남해안 연안 거머리말 잘피서식지 생태복원과 관리 방안에 있어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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