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물막 수도관’으로 상수도관의 패러다임 바꾸다

▲ 이혜경 ㈜테라하임 대표
▲ 이혜경 ㈜테라하임 대표

나노융합기술 적용으로 생물막 형성 원천적 차단…수돗물 품질·위생 증진
우수한 기술·제품으로 호주, 멕시코 등 러브콜 쇄도

“선진국에서 인정받는 기술개발에 자부심을 느끼며 인류의 삶이 더 건강하고 행복해지도록 기여할 것이다.”

‘항생물막 수도관’ 개발로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업체가 있다.

바로 상수도관 신생업체인 ㈜테라하임(대표이사 이혜경)이 출시한 테라산(TerraSAN®)수도관이 차세대 수도관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 테라산 수도관은 미생물의 활동으로 생성되는 생물막(Biofilm) 형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수돗물의 품질과 위생을 증진시킬 수 있다.

▲ TerraSANⓇ 항생물막 폴리에틸렌 수도관 최종 제품
▲ TerraSANⓇ 항생물막 폴리에틸렌 수도관 최종 제품
▲ TerraSANⓇ 항생물막 폴리우레아 도장강관 최종 제품
▲ TerraSANⓇ 항생물막 폴리우레아 도장강관 최종 제품

테라하임의 항생물막 수도관이란 나노융합기술을 적용하여 탄생한 항균소재를 수도관 소재에 적용하여 그 표면에 소재가 가진 항균성이 작용하도록 한 것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전문적인 경험을 가진 생화학박사 이혜경 테라하임 대표가 그 주역으로 수도관의 패러다임을 바꿀 제품으로 주목받는 ‘항생물막 수도관’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혜경 대표의 경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전문지식을 넓혔고, 이어 다양한 경험도 같이 쌓아 남들이 넘볼 수 없는 자신만의 전문성을 쌓아왔다.

이 대표는 고려대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Kiel대학에서 생물학 학사에 이어 생화학 석사와 박사까지 졸업했다. 그 후, 미국 메사츄체츠대 연구소와 독일 Max-Planck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전문적인 지식을 넓혀갔다.

국내 활동을 시작하며 이 대표는 ㈜테라하임 창업 이전에 오랫동안 한국에 없는 해외기술들을 한국에 도입해 오는 일을 해왔는데, 이것이 이번 신기술 개발관련해서 많은 도움이 됐다.

이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전문지식들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여러 환경 관련 사업들을 운영해오며, 본인의 기술을 개발하고자 연구개발에만 3년을 쏟았다.

▲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얇은 내부층에만 TerraSANⓇ 항균성분을 섞어 이중관을 시범 생산하는 모습
▲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얇은 내부층에만 TerraSANⓇ 항균성분을 섞어 이중관을 시범 생산하는 모습

환경분야의 경험을 쌓아오면서 2015년 대구·경북지역에서 개최된 7차 세계물포럼의 시민포럼의 진행을 맡으면서 그 동안 개발을 준비한 시제품을 소개하는 기회를 얻어 좋은 반응과 관심에 확신을 가지게 되어, 이를 실증사업으로 바로 연결하게 됐다.

수자원공사와 G시에서 1년 동안 진행한 실증사업의 결과물로 10배 이상의 미생물 활성도(4가지 실험으로) 차이를 통계학적인 확신을 가지고 입증할 수 있었다.

이러한 추진력은 그 동안 다른 환경사업들을 평가하고 분석하며 본인의 시야를 넓힌 경험이 기반이 된 것이다.

이혜경 대표는 자신의 사업 중에도 10년 이상을 과학기술부의 기술 및 사업 평가와 예산배분 심의를 위촉위원으로 담당하며 폭넓은 경험으로 기술에 대한 판단과 상용화를 이끌 수 있는 기반을 쌓아왔었다.

이로써 기술실현에 대한 논리적 예측과 시장분석 등 지금까지 없던 시장을 혁신기술로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

 						 							▲ <HPC 그래프-실증사업 테스트베드 설치 후 분석결과>			1년간의 테스트베드 운영에서 도출된 미생물분석결과 확연한 항생물막 효과를 검증: TerraSANⓇ 항생물막 수도관이 일반관에 비교하여 10배 정도 세균의 흡착과 생물막 생장을 저해함을 매우 높은 통계학적 유의성으로 확인. 이에 관련된 물질대사능력, 기질다양성 그리고 체외분비효소활성도 결과 등도 높은 상관성과 유사성을 보임.
    ▲ <HPC 그래프-실증사업 테스트베드 설치 후 분석결과> 1년간의 테스트베드 운영에서 도출된 미생물분석결과 확연한 항생물막 효과를 검증: TerraSANⓇ 항생물막 수도관이 일반관에 비교하여 10배 정도 세균의 흡착과 생물막 생장을 저해함을 매우 높은 통계학적 유의성으로 확인. 이에 관련된 물질대사능력, 기질다양성 그리고 체외분비효소활성도 결과 등도 높은 상관성과 유사성을 보임.

2017년 말 호주 물사업자협회(Water Service Association of Australia)에 높은 경쟁을 뚫고 초대되어 간 혁신기술발표회에서 현지 수도전문가의 질의에 막힘없이 대답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 일이 밑거름이 됐다.

기술 관련해서는 그에 대한 신뢰성이 필요한데, 전문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에서 신뢰감을 주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2019년 멕시코 시범사업이 확정이 됐으며 호주에서도 러브콜이 들어왔다.

▲ 생물막 형성 과정
▲ 생물막 형성 과정

수돗물의 품질이 우수하고 처리과정에서 거의 미생물 활성이 없는 상태여도 잔류하거나 수도관 균열이나 파열로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생물이 물속에 잔존해 있는데, 수돗물과 같이 깨끗한 빈영양화 상태에서도 살아가는 미생물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수도관 내부표면에 붙는 미세한 양의 영양물질도 화학적으로 감지하여 여기 모여 들고 이 영양분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들은 다양한 미생물들의 집합체로 성장하면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EPS(Extracellular Polymeric Substances)라는 물질을 분비하는데 이것들이 소위 “콧물정수기” 등에서 보여졌던 분비물질이다.

생물막은 여러 특성을 보이며 수도관의 내벽에 생성되고 수돗물 품질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문제를 만든다.

생물막은 영양물질이 수도관벽에 흡착하고 이동(화학적), 군집 형성, 성숙기, 탈착 이동 등을 거치면서 생성한다.

수도관의 내부 표면에 붙어 살아가는 미생물들이 분비한 EPS물질이 보호막을 생성하고 복합적 미생물군집들의 다양한 형상(200~300µm 두께)을 이룬다.

▲ 100mm TerraSANⓇ 이중관 시범생산 샘플
▲ 100mm TerraSANⓇ 이중관 시범생산 샘플

생물막으로 의한 피해는 이차오염에 의한 위생문제를 비롯해 맛, 냄새, 색깔의 변화로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낳는다. 심한 경우에는 수돗물 공급에 지장을 주고 수돗물의 유지관리 비용을 증가시키고 수인성전염병 등의 질병을 가져오는 등 다양하고도 심각하다.

이중 장기적인 문제로 강조될 수 있는 부분이 미생물에 의한 부식인데, 생물막에 집적된 대사물질에 의해 생기는 현상으로 장기적으로 수도관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돗물의 영양분 농도와 온도를 낮추거나 소독과 배관 청소를 자주하는 방법 그리고 수돗물 공급 시에 유속을 높이는 방법이 있을 수 있으나 실행가능성은 낮고 비용 상승을 초래하는 등 제약이 있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다.

테라산 항생물막 수도관은 뛰어난 항생물막 효과를 가진 첫 제품으로, 수도관이나 기타 파이프류 물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성능대비 경제적이며 안전성이 입증된 소재인 테라산을 적용하여 생산된 제품으로 화학적 내성이 뛰어나고 긴 수명이 유지되는 제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을 해 나가던 1960~1980년대에 많이 깔린 수도관은 최근 노후화 단계에 진입했다.

저개발국가의 경우, 수인성전염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어 기존관의 대체를 통해 위생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점점 기능성 수도관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렇기에 테라하임의 기술이 차세대 수도관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이혜경 대표는 테라산 수도관의 상용화를 위해 가격면에서도 신경을 썼다. 바로 수도관의 내부막으로 두께 1mm정도로 만들어 실질적인 효능은 똑같지만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이중관을 개발한 것이다. 이 기술은 이미 산재부에서 상용화 과정을 마친 상태이다.

여기 적용되는 테라산 소재는 OECD가 추천한 8개 독성실험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됐다. 뿐만 아니라 수도관재질에 섞어 생산한 후의 독성실험과 용출실험을 거쳐 안전성과 안정성을 모두 공인시험기관을 통해 입증했다.

이렇듯 수돗물의 생물학적 안정성(biostability)이 획기적으로 높으며, 수돗물의 미생물 억제를 위해 투입하는 소독제의 양을 줄여 부산물에 의한 위해성이 줄어드는 것은 물의 품질을 중요시하는 선진국에서의 물관리 정책에 크게 부합하고 있다.

이에 선진국에서 그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며, 반대로 저개발국가에서는 낮은 수돗물품질과 수인성전염병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 G시에서 성능입증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설치하는 장면. 국가과제로 1년간 수자원공사의 관리 하에 샘플을 채취 분석
▲ G시에서 성능입증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설치하는 장면. 국가과제로 1년간 수자원공사의 관리 하에 샘플을 채취 분석

관리측면에서 본다면, 관망의 관리(청소 등)를 위한 에너지소비를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다. 궁극적으로 이 기술을 적용한 물탱크나 옥내수도관은 물론 물 관련 다양한 설비와 장치에 적용될 수 있어 수돗물의 음용률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이혜경 대표는 “테라하임(Terraheim)은 흙 혹은 대지 및 환경을 뜻하는 terra와 집을 뜻하는 독일어인 heim의 결합어로 모든 생명체를 아우르는 지구에서 인간의 생활환경을 상징한다”며 “혁신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인류의 지구상에서의 삶이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해지도록 기여하기 위하여 2014년 회사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일련의 개발과 실증과정들을 거쳐 국가기술개발사업을 통해서 상용화기술개발을 마치고, 현재 테라하임은 OEM공장 계약 및 KC/KS인증, 조달등록과정을 완료했다.

이 대표는 “이제 Texas A&M대학과 공동기술개발 및 실증을 위한 MoA를 체결하는 등 다양한 기술접목을 통해 차세대 수도관의 성능개선은 물론이고 관련된 제품개발을 꾸준히 해 나갈 것이며 이 제품들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해외사업 개척에 더욱 열정을 기울일 것”이라고 표명했다.

이혜경 대표는 “선진국에서 착안하지 못한 기술을 개발하여 선진국에서 차세대기술로 인정받는 기술개발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제 산업화의 시기를 거치면서 거둔 성공의 방정식에 묶여있고, 특정분야에 대한 쏠림도 심하다”며 “유망 분야인 물산업도 기간산업으로서의 규모와 중요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받는 관심이 적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들을 키워나가는 관심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WWC에서 비즈니스포럼에 초대되어 발표하고 있는 			이혜경 대표
    ▲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WWC에서 비즈니스포럼에 초대되어 발표하고 있는  이혜경 대표

이혜경 대표 프로필

<학력>

1975.3~1980.2 고려대학교 농화학과/농화학 학사
1981.4~1983.4 독일 Kiel대학 생물학과/생물학 학사(Vordiplom)
1983.4~1986.6 독일 Kiel대학 생물학과/생물학 석사(Diplom)
1986.6~1989.6 독일 Kiel대학 생화학연구소/생화학 박사(Dr.rer.nat.)
1989.10~1990,9 미국 메사츄세츠대 연구소 분자생물학 및 생화학 post-doc. fellow
1990.11~1992.10 독일 Max-Planck연구소 면역생물학 연구원
1993.4~1994.3 독일 Bayern주 경영학과정 경영학 수료

<주요 경력>

1994.9~1996.5 독일 UCB제약 지역영업책임자
1997.2~1997.9 오스트리아 IUT사 한국대표
1997.9~2005.5 (주)IUT환경 대표이사
1999.4~2000.2 동서대학교 전임강사
2000.3~2001.2 동서대학교 겸임교수
2005.5~2007.2 (주)IUT 대표이사
2008.10~2011.12 (주)동호 전무
2007.3~2013.4 (주)기계환경운반엠유티 대표이사
2010.8~현재 (사)한국환경보건복지협회 회장

<수상>

2003.6.5 국무총리 표창 (제119500호)

<저서>

1999.5 "퇴비화의 이론 및 응용", 한국 유기성 폐자원학회 편저, 도서출판 동화기술
2004.5 "악취측정 및 제거", 번역서(Das Geruch; Matthias Schoen and Renate Huebner지음, Vogel Verlag), 아카데미서적, 김기은, 이혜경 공역
2005.4 기후의 역습, 번역서, 현암사
2012.7 어둠의 아이들", 번역서(Deutschlands vergessene Kinder), 베른드 지겔코프/볼프강 뷔셔 지음, 도서출판 나녹

<조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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