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섭 의원 “고유가 시기 예견된 상황에서 유가헤지 손상은 명백한 경영 실패”

▲ 이장섭 의원
▲ 이장섭 의원

20조 원이 넘는 부채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석유공사가 잘못된 경영 판단으로 1조 원의 수익 기회를 날린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이장섭(청주시서원구)의원은 20일(목) 석유공사의 자산별 매출구조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유가 헤지정산으로 해외 금융기관에 지급한 금액만 약 9299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도별로는 2018년 1526억 원, 2019년 360억 원, 2021년 3407억 원을 금융기관에 지급하고 2020년은 예외적으로 564억 원을 수취했다. 특히 올해는 상반기에만 4006억 원의 막대한 금액의 손해를 봤다.

유가 헤지(Hedge)는 환헤지와 유사한 개념으로 유가변동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특정 고정가격을 미래 판매량에 적용하는 거래방식을 말한다. 원유나 가스를 생산·판매하는 기업은 거래에 있어 금융기관의 헤지상품을 이용하기도 한다.

일부 물량에 대해 헤지한 기업은 헤지가격 대비 유가 상승 시 추가 정산액을 금융기관에 지급하고, 반대로 유가 하락 시 실물 매출액 감소분에 대해 정산받는 구조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특수를 누렸어야 할 석유공사는 잘못된 경영 판단으로 이익 증가 폭이 제한됐다.

단적으로 석유공사의 작년 당기순손실은 460억 원으로, 헤지손실만 아니었다면 자본잠식 이후 첫 순익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석유공사는 판매에 유리한 상황에서 ING, Standard Chartered와 같은 해외 대형 금융기관에 1조 원의 돈을 벌어다 준 꼴이다.

기본적으로 유가 헤지는 정확한 유가예측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석유공사는 헤지가 필요할 때(저유가 시기) 헤지 비율을 줄이고, 헤지를 줄여야 할 때(고유가 시기)는 오히려 헤지비율을 늘린 행태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021년 경제 재개방, OPEC 산유량 축소, 우크라이나 사태 촉발 등 복합적인 고유가 전망이 두드러진 가운데 석유공사가 유가헤지 조정에 손 놓고 있던 것으로 나타난다.

이장섭 의원은 “이번 유가헤지 손상은 과거 해외자원개발 실패로 20조 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석유공사가 경영실패로 국부유출 발생시킨 것”이라며 “특히 여러 국제정세 가운데 장기적인 고유가가 예견된 상황에서, 자본잠식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기회를 제 발로 차버리며 해외 투자은행의 배만 불린 꼴”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1조 원 가까운 헤지 손상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잘못된 결정 과정 상세히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조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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