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관측 기반 온실가스 추적시스템으로 해양 산성화 규명

한국환경산업기술원(원장 최흥진)이 관측기반 온실가스 추적시스템을 통해 인간에 의한 CO2 배출량 증가가 해양 산성화를 심화시킨다는 것을 밝혀냈다.

지금까지는 선박과 부이 등 해양 측정자료로 해수에 녹아있는 CO2 농도를 분석해 산성화를 규명해왔다.

그러나 기술원에 따르면 이번 R&D 과제(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 연구팀)를 통해 세계 최초로 대기 중 온실가스 관측자료에 기반한 온실가스 추적시스템을 활용해 전 지구적 해양 산성화를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R&D 과제의 사업명은 신기후체제 대응 환경기술개발사업(환경부·한국환경산업기술원), 과제명은 관측기반 온실가스 배출량 검증 시스템 개발(2022~2026)이다.

대기 중 CO2 관측자료 등을 토대로 인위적 탄소 배출량과 육상 생태계 및 해양의 탄소 흡수량·배출량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전 지구 탄소순환 분석 시스템. 주요 선진국(미국 등)에서는 이러한 시스템이 기(旣) 구축돼 있으나 이를 이용해 해양 산성화를 규명한 것은 본 연구가 세계 최초이다.

▲ 육상 생태계 탄소 모델링 기술 도식화
▲ 육상 생태계 탄소 모델링 기술 도식화

연구팀은 이 과제를 미항공우주국 및 해외 대학 등 유수 기관과 국제 공동연구로 진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지난 12일 게재됐다.

산업화 이후 인류가 대기로 방출한 CO2는 해양에 녹아 해수의 산성도를 높이는데, 연구진은 추적시스템을 활용해 이러한 해수 산성도 증가가 해양 산성화를 심화시키고 이와 동시에 해양 완충력(Buffer Capacity)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규명했다.

특히 이 연구에서 세계 처음으로 밝힌 해양 완충력 약화는 해수 중 CO2양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못하고 외부요인에 의해 쉽게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즉, 해양 산성화로 인해 완충력이 약해지면 CO2가 해양에 오래 저장되지 못하고 대기로 재방출 된다.

또한 연구팀은 이로 인해 해양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이야기했다. 산성화가 심화하면 해양 생물이 외골격(CaCO3)을 형성할 때 필요한 탄산염이(CO32-)부족하게 돼 플랑크톤, 조개류, 산호류 등의 해양 생물은 외골격을 형성하기 더욱 어려워지게 되며, 이로 인해 먹이사슬이 붕괴할 수 있다.

연구 책임자인 정수종 교수는 “지금은 상대적으로 계산이 용이한 전 지구 대상의 연구를 진행했지만, 앞으로는 한반도 지역을 상세하게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한국의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과학적 지원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연구의 시사점을 제시했다.

최흥진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은 “이번 연구에 활용된 전 지구 49개 관측소 CO2 자료에 기반한 온실가스 추적시스템은 탄소의 기원 추적 및 배출량·흡수량 파악과 그로 인한 생태계 영향을 밝혀낼 수 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를 더욱 발전시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요구하는 관측 기반 국가 온실가스 총량 검증과 국가 간 기후변화 협력회의 지원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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